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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책책16_ 추사와 초의_차로 맺어진 우정

 

 

오랜만에 책 리뷰. 

추사와 초의, 다음번 찻집에서하는 독서모임 주제책이다.

 

요즘아이들 문해력 위기라고 하는데, 이 책을 읽으면 나도 문해력 위기를 느낀다. 불과 200년도 안된 사람들의 이야기인데. 이렇게까지나 다를수가 있나. 이책의 주인공들이 서신을 주고받은 것이 1830년대에서부터 1850년. 미스터썬샤인의 1900년대 초반은 정말로 엄청난 격변의 시대였겠구나 싶다. 

 

 

 

1. 추사와 초의

 

추사.라고하면 세한도가 떠오르고, 추사체라는 말이 있을정도의 명필이라는 것. 글, 시, 서화, 글씨에 능했다는 조선시대의 유우명한 문인이라는 것 밖에. 

 

초의는 초의선사. 스님에 대해선 아는 것이 1도 없었다;;; 

(이 책도 추사가 보낸 편지들만 있지, 초의가 답장한 편지들이 없다.. 추사의 편지가 있다는 건 그의 편지를 누군가 보관한 것인데. 초의의 답장은 추사가 보관하지 않은 걸까? 아님, 추사의 글씨만이 귀해서, 초의의 필체로 쓰인 편지들은 후대에 가볍게 다루어진걸까?) 

 

 

예전에 찻집에서, 스님들이 차를 좋아하고, 큰 절 앞에 있는 찻집들은 차가 잘팔린다는 이야기를 들은적이 있었다. 스님들이 왜 차를 좋아할까. 싶었는데. 

 

(이 책에서 알게된건 아니지만, (불자도 아닌) 내가 아는 것을 전달해 보자면)

불교에서는 부처님께 바치는 공양물 중의 하나가 차라고 한다. 차, 향, 초, 과일 또 뭐가 있었던 것도 같은데. 

그래서 절 근처에 차를 재배하는 곳들도 아직 있고, 스님들이 차를 만들기도 한다. 

쌍계사는 과거에도 차를 크게 만드는 곳중에 하나였고, 얼마전에 가본 한국차엑스포에서도 무슨 절에서 만든 차를 출품한 것도 보긴했었다. 스님과 외국인 불자들이 차박람회에서 접객을 하고있어서 눈에 뜨이긴하더라. 어쨋든 불교와 차는 관련이 깊은 듯 하다. 

 

그리고, 

불교에서의 참선수행을 할때 차를 마시며, 삼매에 드는 그런 방식들 때문이라도. 

스님들에게 차가 친숙하고, 의미있는 수단 인 것 같다. 

 

~~

 

추사는 초의와 불교의 경전, 불화를 논할 정도로 인텔리적인? 오랜 지기이기도 하고, 산속의 수행자인 초의에게 신문물을 전달하고 알려주고, 한양의 문인들에게도 초의를 소개하는 등의 견문을 넓혀주는 역할을 하기도 했고. 

초의는 추사가 정치적, 경제적으로 어려울때마다, 작은일들을 돌보아주는 그런 친구 였던듯 하다.

서로를 보완하고, 끌어올리는 친구사이 말이다. 

 

 

 

2. 책에서 말하는 초의차는 현대의 차로 친다면, 무슨 차에 가까울까?   

 

그런 둘의 긴 시간에 걸친 인연에, 제주 유배시절이나 해배된 이후에도 추사는 초의에게 끊임없이 차를 걸명했다고 한다. 

차 좀 보내달라고. 

 

이 책에는 추사가 초의와 나눈 다정하면서도, 해학이 있고, 스스로와 상대를 잘 이해하고서 던지는 해학이 들어있는 편지들이 많다. 

물론 초의가 만들어서 보내준 차를 평하고, 청하는 내용들도 많다. 

 

추사가 그토록 걸명하고, 차향을 맡으니, 눈이 떠지는 것 같다는 표현을 한 초의의 "초의차"는 현대의 차로 치면, 어떤 차에 가까울까? 생각이 들었다. 

 

여러 편지들에서 드러난 요소들을 모아보자면, 

 

-맑고 시원하다는 것

-봄에 따고 만든다는 것

-덖어서 만든다는 것 (찌는 것이 아니라)

-보낼때에는 항아리에 넣어서 보내달라는 것

 

이정도 요소를 보면, 녹차에 가까울 것 같다.

gpt도 하동식의 우전 녹차일것 같다고 한다. 일부, 일본의 센차 요소도 있다고 한다. 

녹차라. 

 

 

나도 책을 읽으면서, 녹차를 마셨다. 

요즘 2025년도 햇녹차가 나오는 시즌이라 찻집들도 녹차차회를 많이 하고, 사람들이 녹차를 마시는 인스타피드도 자주 올라온다. 

나는 왜인지 녹차에는 손이 잘 안가서, 녹차를 주로 마시지는 않는데, 티백을 가진것이 누적되어서 있어서, 나도 먹었다. 녹차

 

작년도 녹차인 것 같았는데, 

한두번 먹어봤던, 맛밤향의 감칠맛과 단맛이 크게 표현되는 아주 맑디맑은 차.  

역시 초파일쯤에 잘 어울리는 차이다. 

 

 

3. 다삼매 (茶三昧) 

 

삼매경.이라는 말을할때의 삼매. 그 단어이다. 

구글에서 삼매를 검색해보면, 이렇게 알려준다. 

 

- 정신을 한곳에 집중하여 흔들림없이 고요한 상태

- 불교에서는 마음을 집중하여 깨달음을 얻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삼매

 

일정한 몰입의 상태를 의미하는 것 같은데. 

차를 마시는 수행이 삼매라는 상태에 드는 데 도움이 되나보다. 

 

요즘도, 실제 요가원에서도 차를 마시는 세션이 있기도하고, 찻집에서도 명상프로그램을 곁들인 차회를 하기도 한다. 

스님들이 왜 차를 좋아하고 가까이 하는지도 이해가 된다. 

 

 

4. 이러니저리니 해도, 가장 부러운 것은 둘의 우정이다. 

 

우정,이라는 개념이나 그런 카테고리에 둘 수 있는 사람은 정말 희귀한 것에 속한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일정한 기간 가까이 지내고, 남들보다는 조금 더 마음을 나누는 사이츼 사람들이 있기는 하지만,

긴긴 세월, 서로를 끌어올려주고, 마음을 나누고, 공통의 관심사를 깊이있게 논할 수 있고, 오래동안 그리워하는 친구가 있을까. 

 

어쩌면, 꿈보다 해몽이라는 말처럼. 책에서 더 크게 확대해석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편지가 오가는데 물리적인 시간이 길어서 우정도 오래 지속되고, 마음을 청하는 시간이 길수있다고 하여도

몇십년을 가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그 시절 사람들의 시간감각이 더디간다는 것을 감안하여도.  

 

둘의 인연은 참으로 귀한 인연임에는 맞을 것이다. 

누구라도, 그런 사람이 내게도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