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랜만에 동네차관 조조차회에 다녀왔다!
연말이라고 연이은 음주로 계속 컨디션이 좋지 않았는데, 소생차회 겸 보이차를 익혀서 먹으면 맛이 달라진다는 숙성체험을 직접적으로 한 날 이었다.
왼쪽은 내가 처음 돈을 주고 구매한 보이차. 지유소타차, 2023버전이다.
오른쪽은 점심약속이 있어서 여의도에 갔다가. (점심시간에 조용하게 커피 마실 곳 없는거 다들 같은 마음?)
카페에 가면 자리가 없을테니, 전통차. 쌍화탕 파는 곳에 가자기에, 보이차 차관에 가자고 일행을 끌고 갔었다.
그곳에서 2011년도에 처음 나온 지유소타차를 만났다!
틴캔 100g에 15,000원에 사와서 한달동안 한알씩 빼내어 먹으면서 보이차를 처음 접했는데.
틴캔에 들은채로 약13,14년은 묵은 보급형 차를 만난 것이다!
(지유소타 골드라고 부르더라. 틴캔에 금색으로 글씨가 쓰여있어서 그리 부르는 듯)
가격도 13년 묵은것 치고, 3,000원 밖에 오르지 않았다! 병차들의 가격인상폭에 비하면 이건 거의 가격인상이 없는 거임!
핵심은!
지유소타차는 내가 그랬던 것처럼 입문자들이 처음으로 구입하거나, 보이차를 처음 접할때 만나게 되는 차인데!
이런 보급형 차도 13,14년을 묵으니. 색,향,미 모두.
한마디로 다른 맛! 나이어린 저렴한 보급형 차맛이 아닌 것이다!!
차관의 주인장의 동의를 구하고, 오늘 아침 조조차회에 지유소타 골드를 가지고 갔더니, 차관의 주인장이
첫차는 늘 마시던 보급형 지유소타 2023버전 (무량산 반생반숙)
두번째 차는 13,14년 묵은 보급형 지유소타 (2011년으로 추정됨, 무량산 반생반숙)
세번째 2011년 지유보이병차 (무량산 반생반숙)
이렇게 세가지를 비교해서 마시는 비교시음 차회!로 티코스를 만들어 주었다.
나는 미감이나 몸의 작용을 아주 예민하게 느끼는 편이 아니여서(그런 사람들 매우 부럽..)
금방금방 알아채지 못하는 편임에도!
비교시음은 항상 새로운 경험이 된다.
2023년 버젼의 지유소타에 비해서 2011년 지유소타 골드는
당연히 탕색도 진하고,
향도 익은 향, 한약재같은 향을 풍긴다.
맛도 더 진하고 깊고, 열감도 좋다.
아침 새벽 6시반, 칼바람에 차관까지 가느라 발이 꽁꽁 얼었는데
2023 지유소타가 늘 먹던 무난한 색향미라면
2011 지유소타 골드는 단번에 발바닥이 따끈해 지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다 마시고 난 이후의 엽저도 비교해 보자면,
2023년 버전에 비해, 2011년 지유소타는 엽저가 조금 더 잘게 커팅되어있다.
그리고 2011년 지유보이병차는 동일한 년도에 생산된 병차를 조금 잘라서 먹은 것이다.
사진에서 보듯이 확실히 병차에서 떼어낸 엽저가 온전한 잎이 그대로 살아있는게 눈으로도 보인다.
(상대적으로 잘게 잘리지 않았다는 것!, 작은 타차 모양(밥공기모양)으로 긴압해야 하니, 소타는 엽저를 잘게 자른 것으로 보인다)
세가지 차를 비교해서 먹으니 확연하게 알 수 있는 것이
1) 지유소타 2011, 2023 두가지 버젼을 비교해서 먹으면
-보이차는 시간을 들여 익혀 먹거나
-오래된 (익힌 차를) 돈을 더 지불하고 먹어야 맛이 있다는 것
(*문제는 시간을 들여 익혀먹으려고 차를 저축하고 모아두기만 하기에 지금의 나는 예산이 한정적이라는 것이고
이미 오래 익은 차들은 비싸서 사먹을 수 없다는 것이 문제... )
2) 지유소타 골드와 지유보이병차를 비교해서 먹으면
- 2011 지유소타 골드에 비해서 지유보이병차가 더 나이어린 차와 같은 느낌을 준다!
-결론은! 동일한 연도에, 동일한 지역에서 생산된, 동일한 반생반숙차도
만들어질때 엽저의 크기에 따라서 익는 속도가 다르다는 것!
위에 이야기한 3가지 차 비교시음외에도, 09년도 숙차, 08년도 생차(임차대수차),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부지년산차 까지
부어라마셔라하고 차를 마셨더니, 드디어 살아나는 느낌이었다.
겨울이라, 아침일찍 일어나 조조차회에 가는 것 자체가 힘든데.
이렇게 차를 마시고 몸이 소생하는 것 같으면, 정말 만원의 행복이다!
동네 차관이 조금만 더 가까이 있었으면 좋겠지만 (일명, 차세권) 이만해도 가깝다고 만족이라고 생각하련다!ㅎ
매주 정해진 요일 아침에 이런 차회를 계속 이어나가는 차관의 주인장도 대단하고.
무엇이든 꾸준히 오래하는 사람이 정말 대단해 보인다.
반성하며, 오늘의 포스팅도 완료!
나도 꾸준이 오래하는 사람이고파! 오블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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