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은 마음이 급해진다.
내가 주로 다니는 지유명차에서는 2월에 보이차 가격을 인상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보이차 다관들이 모두 그런지 모르겠으나, 지유명차 대리점장들의 말에 의하면, 중국에서 설연휴 이후로 가격을 올리기때문에 한국도 다음연도에 가격이 인상될 차를 선정하고, 가격 상승폭도 본사에서 정해서 미리 발표를 한다.
그러면, 대리점들은 2월부터 가격이 오르니, 1월부터 차를 사두시는게 이익이라고 똑같이 말하고 있다.
이런식으로 가격이 오르는 것을 미리 공지한다.
나는 올해 12월 즈음에 97 7542에 완전히 꽃혀서. 차1편이 한달사이에 20만원 오른다 생각하니.
엄청 사고싶은 조급함이 들었었다.
근데 지금은 마음을 접었다. 돈이 없기도 하고. 다른 방법이 뭐가 없나 하고 고민하다가 배보다 배꼽이 더큰 생각을 하고 있기때문이다. ㅋㅋㅋ
****
지유명차는 보이차를
어쩌다 가끔, 리프레쉬를 위해 마시는 수준의 기호품이 아니라,
매일 마시는 습관을 들이게 하여서, 어짜피 사야하는 것이라는 개념을 심어줬기 때문이다.
이른바, 문간에 발 들여놓기 전략이랄까?
나도 아침에 무조건 마셔야했던 아메리카노가 보이차 숙차로 바뀐것이다.
(물론 차호를 사용해서 차를 우려마시는 그 행위 자체에도 만족감은 있다. 맛이 있기도 하고)
그러니
늘상 마시는 차도 미리 사두면 좋을 것 같고. 그 차들이 가격이 1편에 몇만원씩 오른다고 하니,
적어도 늘상 마실것은 1편,
정말 맛있고 오래된 차들은 두편, 세편 사놓고 저축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그래서 마음이 급해진다.
****
또, 내가 느끼는 지유명차의 차 판매 전략은, 건강에 대한 효능을 강조한다는 점이다.
몸에 이로운, 몸에 대한 작용이 좋은 차를 표방한다.
처음에는 그럼 만병통치약이게?.. 싶은데, 적어도 몸이 따뜻해지는 변화를 경험하면 그 말을 믿게된다.
나는 원체 건강한 체력이라, 건강상의 드라마틱한 변화는 없었다. 하지만, 소소하지만 분명한 변화들이 있기는 했다.
이렇게 "몸에 이로운 차"를 표방하고 있다보니,
상대적으로 맛이 있을 수 밖에 없는 오래된 차들을 판매하고 있다.
(인터넷에서 판매하는 다른 보이차들이 저렴한 것도 많지만, 제일 먼저는 믿을만한 구입처인지 확신이 들지 않아서 구매가 꺼려지고, 큰 회사에서 판매하고 있는 것은 (예를들면 대익) 차가 만들어 진지 1년, 2년 밖에 되지 않은 것들이 많다)
현시점에서 지유명차 대리점에서 만나는 "나이 어린 차"가 2019년도에 생산된 차이고, 완전 보급형으로 틴캔에 들어있는 차도 23년도 제작차이다.
대익은 2024년도에 제작한 병차도 인터넷으로 판매하고 있다. (이게 나쁘다는 게 아니다!)
2024년도에 제작한 차도, 적어도 5년이 지나면 지금 지유명차 대리점들에서 맛보는 차들 만큼 괜찮은 맛이 날것이다.
가격도 지금 지유명차에서 판매하는 것 만큼 올라가는 것도 사실이다.
(*근데 한번 올라간 입맛이나 안목이 내려오려면 집안이 쫄딱 망한 것과 같은 리부팅 기간을 거쳐야 하듯이, 오래되고 맛있는 차들을 여기저기서 맛보다 보면, 당해년도에 제작한 차에는 손이 안간다...ㅠ
5년된 차도 괜히 해괴해서 먹었다가 해초류맛 같은게 나는 경험을 나도 했다.)
정리하면, 적어도 5년이상 후발효가 된 차를 시장에(대리점에) 내놓기 때문에 "몸에 이로운 차"라는 컨셉을 표방할 수 있고
어떤때에는 건강에 관심이 많은 지인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또 어떤때에는 효능을 강조하는 약장수처럼 차를 판매하기도 하는 것이다.
이 차 한번 마셔봐~하는 저렴한 멘트가 아니라.
"지유는 보이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만든거라, 장사에 능한 사람들이 별로 없어요." "제가 이렇게 장사를 못해요" 이런식의 멘트를 하면서 좀 우회적으로 설득하는 것 처럼 보인다.
****
보이차 1편의 가격에 대해서도 보통은
"1편의 가격이 좀 나가보여도, 적어도 357g을 매일 4g씩 먹으면 89일이잖아요? 자주 먹어도 두세달은 먹으니, 커피보다 오히려 저렴할 수 있어요." 라고 말한다.
4g보다 더 적게(즉, 연하게) 먹는 사람들도 있으니 단가로만 치면 커피보다 저렴하죠.라고 말이다.
근데 막상 계산을 해보면,
스벅에서 사먹던 아메리카노와 비등하려면 4500원 * 90일 = 40만원을 넘지 않아야하고
메가커피에서 모닝커피를 사먹는 사람이라면 1500원 * 90일 = 13.5만원이니까, 더 저렴한 보이차를 먹어야 등가교환이 된다.
근데, 아까 말했듯이 차를 먹다보면, 자꾸 내 입맛에 맛있어 지는 차의 가격대가 올라가게 마련이라.
숫자로만 따지면, 보이차가 언제나 저렴한 것은 아니다.
그래서 효능을 강조할 수 밖에 없게되는 이유도 있는것 같다.
플러스 알파가 있어야 비용을 더 지불하는 소비가 정당화 되니까.
****
다시 보이차 가격인상 시기의 이야기로 돌아오면,
지유명차 대리점장들의 말에 의하면 한해동안 차의 발전도를 고려하고, 국제시장의 흐름에 맞추어 조정되었다고 한다.
(매년 가격이 오른다는 말이다)
물론 어느 빈티지의 어느 지역 차가 생산된 양은 이미 정해져있으니, 시장에 풀린 차가 적어져서 희소성이 올라가기도 하고
보이차가 후발효 상품이고, 한해한해 맛이 달라지는 차의 시간이 있어 차의 상품가치가 달라지니 가격인상 자체를 설명은 가능하다만.
이런 설명이 차를 판매할때 주로 하는 말인지라, 설득을 당하는 것이다.
나는 보이차테크에 대해서는 생각을 정리한게.
개별 소비자에게 보이차테크는 지금 얼마인 차를 나는 얼마에 사두어서 먹는거야.라는 상대적인 만족감뿐이라고 결론 내렸기 때문에, (즉, 개인이 계좌에 꽃히는 현금으로 환가하기에 어려운 투자물건이라는 결론)
시장에서 계속적으로 구할 수만 있다면, 어느 시점에 가격이 올라도 자금을 선집행 할 이유가 없다.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조급할 이유가 1도 없어야 하는데. 알면서도 그렇게 정확하게 행동하지는 못하는 것이 인간..이고, 어떻게 세상이 계산대로만 딱딱 굴러가나..라고 변명하고싶다 ㅋㅋ
*내년도에는 작년에 가격이 인상된 차를 마시면, 상대적인 희소성도 높아지고, 차 맛도 좋아진 차라고 평가된 차를 사기 때문에, 연초에 가격이 오른 차를 사서 먹으면 되기 때문이다.
** 위 문단의 전제는 내가 꾸준히 인상되는 차값을 지불할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고 (근데 나는 오늘도 돈이 없다 ㅋㅋ)
*** 차는 계속 시장에서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 문제이긴하다. (이것도 정확하게는 본사에서 계속 대리점에 공급이 가능할 정도로 많이 수입해온 차인지, 정말로 본사에도 남은게 별로 없는 차인지를 보아야 하지만, 그런 정보는 숨겨져 있다)
****
지유명차의 보이차 공급구조를보면, 중국보다 비싸게 먹고있는 것은 확실하다.
유통업의 구조상, 중간자가 끼면 낄수록 소비자가가 올라가게 마련인데.
지유명차는 ①중국에서 본사로 ②본사에서 대리점으로 차를 유통하고, 지유명차의 공식홈페이지인 티쿱스토어에서는 대리점에서 판매하는 오래된 차들을 판매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대리점들이 차를 파는 장사가 될 수 있는 구조이기는 하나,
소비자 후생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지유명차 본사의 마진, 대리점의 마진을 모두 최종 소비자가 지불하는 것이기도하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내가 직접 먹어보았으니, 믿고 보이차를 구입할 수는 있으나, 현재의 나로서는 동일한 상품을 저렴하게 구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차 사먹겠다고 중국어를 배워서, 중국에서 직접 사와? 이거야말로 배보다 배꼽이 더 크잖아.
그리고 지유명차에서 사온 차들의 라벨들을 꼼꼼히 보면, 관련된 법인이 꽤나 많고, 사업부분에 따라 나뉜거 같지도 않은데. 여러개의 법인사업자를 가진 것을 알 수 있다. 오늘 본 차의 라벨에는 농업회사법인까지 등장하셨다.
사업가라는 이야기이다. 건강전도사 친구가 아니라.
dart에서 지유명차를 찾아보지는 않았는데, 기회가 되면, 그 회사의 재무제표나 지배구조에 대해 알고싶기는 하다.
어디 써먹을데야 없지만. 그거 알아서 국끓여 먹을려고..
****
그래서 지금 내가 하고 있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생각은.
내가 대리점을 하면?이다.
적어도 내가 먹을 차는 출고가는 아니래도, 도매가로 먹을 수 있는 거 아닌가? 하는 것이다.
답이 어떻게 나올지는 모르겠다.
어쨋든 이번연도의 차값 인상전에 구매하고픈 갈급함은 시간이 해결해 줄것이고 (곧 2월이니까)
곰곰 정리해 보지 뭐. 천천히.
*****
2025.02.05.
다들 보이차 가격인상에 대한 궁금증이 많은지, 유입이 늘어나는것 같다.
보이차 가격 인상에 대한 내 생각은 무심헌 팽주님과의 Q&A로 일단락 되었다.
무심헌 팽주님이 내게 해준 말들은 합리적이고, 깊이도 있었다.
두번, 세번, 네번 생각해도 맞는 말이라. 해당 글 링크를 붙여놓는다.
https://anotheralpha.tistory.com/131
보이차 소비자 이야기 48_무심헌(3/3)_보이차 잘알 팽주님과 Q&A_보이차가격인상에 대한 현답
무심헌은 용리단길에 티룸이 있고, 온라인 판매도 하고 있다. 종묘옆 봉익동에 10평짜리 한옥 찻집을 운영해서 인기도 많았다고 하는데, 지금은 운영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프라이빗하게 차마
anotheralpha.tistory.com
'보이차 소비자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보이차소비자이야기47_용산 무심헌(2/3)_보이차 잘알 팽주님과 Q&A (0) | 2025.01.27 |
---|---|
보이차소비자이야기_46_새로운 차관 방문_용산 무심헌_1/3_보이차 4대 산지구분 (0) | 2025.01.26 |
보이차소비자이야기_44_새로운차관4_성수 오므오트 (3) | 2024.12.19 |
보이차소비자이야기_43_차회_무량산 반생반숙 숙성단계 체험 (0) | 2024.12.18 |
보이차소비자이야기_42_자사호 깨진 날_자사호 킨츠키 (0) | 2024.12.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