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팅이 있어서 성수에 갔다가 시간을 쪼개어서 들렀다!
시즌별 스토리가 있는 티마카세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고, 성수도 상권이 꽤나 퍼져있어서 여기저기 찾아다니다간 걷는거리가 꽤 될듯하여, 근처에 간김에 들렀다
이번엔 꼭 사진을 많이 찍어오리라 생각을 하고!ㅎㅎ
차관이 이렇게 예쁜 건물에 위치하고 있을지는 생각하지 못해서, 지도앱을 켜놓고도 한참 찾았다.
반지하에 위치하고 있다. 성수의 임대료를 생각하면, 당연한것 같기도 하고.
반층을 내려가서 문을 벌컥 열었더니, 티마카세 코스가 진행중이었다.
발도 들여놓지 못하고 문간에서 차를 따로 마실수 있는지 문의해야했다.
가능하다고 해서, 티마카세가 진행중인 바의 뒤편 테이블에 자리잡았다.
전체적으로 노출콘크리트, 스테인레스와 블랙우드로 모던하게 인테리어 마감을 해서,
& 한국의 흔한 우드 인테리어가 아니여서, 일단 앉으니 좋았다. 실내가 좀 추웠지만.
(내가 번번이 이야기하는, 개량한복입고 수염기른 꼰대 주인장이 손님에게 잔소리하는 차관이 아니여서 너무 좋았다)
메뉴판을 보니, 카페인에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넌카페인 메뉴, 카페인이 있는 메뉴로 나누어서 차를 준비하고 있었다.
한국에서 농사짓고, 제작한 차들을 많이 팔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차의 종류가 많아서, 고르는데 한참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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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인이 없는 차들은 주로 꽃차, 에이드가 주를 이루었고,
찻잎으로 만든 차들도 종류가 다양하다.
인테리어는 모던하게, 소품이나 음악은 매우 한국적인데
왜 메뉴판에 차 이름들은 하나같이 영어로 써놓았을까. 그냥 한글로 써도 좋았을텐데.
(매장에는 가야금 연주가 나오고 있었다;;그것도 매우 캄한. bgm이 조용해서 티마카세를 진행하고 있는 마스터의 이야기가 내가 앉은 뒤편 자리에서도 조금씩 들렸는데, 음악은 본인들이 국악연주자들과 협업하여 직접 레코딩한 것이라고 한다.
매장 음악을 국악연주자와 콜라보로 직접 녹음할 정도의 정성인데, 메뉴도 한글로 쓰지... 내가 괜한 태클인가? ㅎㅎ)
어쨋든, 나는 잎차로 두가지를 골랐다.
오후이기도 하고, 접해보지 않았던 백차 한 종류와 홍배처리가 되었다는 설명이 달린 청차를 골랐다.
요즘 대홍포에 꽃혀있어서, 대홍포랑 비교해 볼겸!
차는 사진처럼 머그잔에 제공이 되고, 우려진 찻잎을 거름망위에 조금 얹어주었다.
깔끔모던 그 자체 ㅎㅎ
티마카세 이야기를 훔쳐듣고 있다보니, 차 이야기도 하지만 다식이야기도 하던데.
전병. 겨울에 아주 잘 어울리는 다식인건 같다!
내가 원래 센베이 과자류를 좋아하기도 하고!ㅎㅎ 겨울되면 삼각지 과자점에 일부러가서 한보따리 사와서 먹곤하니까.
첫번째차는
2023 벽아정 백차 (하동)
설명으로는 깔끔하고 산뜻한, 입안을 감도는 밀키함이라고 써져있었다.
"밀키함"이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와서, 혹시? 금훤같은 밀키함일까? 했는데
그냥 산뜻한 차였다. 차의 레이어도 없고, 향도 특이한 것은 없었다.
다만, 차의 맛은 산뜻하고 구감도 가벼운데 반해 탕색이 생각보다 진해서 신기했다.
두번째차는
2023 만송포 청차 (하동)
혼자와서 차를 두잔 주문하니 동시에 내어줄지 순차적으로 내어줄지 물어보기에 순차적으로 달라고 했다.
이번에도 우리고난 찻잎을 거름망위에 올려서 주었는데
찻잎에서는 홍배인지 탄배인지 후처리 흔적인 스모키한 향이 굉장히 강하게 나는데
정작 차에서는 그런 스모키함을 느낄수가 없었다.
대홍포와 비교한다면, 단연코 대홍포 WIN.
차를 마시면서 공기와 접촉해주면, 코로 스모키한 향이 좀 느껴질까싶어 입안에 머금고 에어레이팅해보았는데
오히려 약간 쿰쿰한 향이 조금 올라와서. 건조과정중에 좀 습을 먹지 않았나 싶었다.
만드는 기술이 부족하거나. 이번에 내가 마신 차를 만들때 우연히 그리 되었던가. 둘중 하나겠지.
공장에서 기계 건조하는게 아니라 차를 자연건조 시키는 형태로 약간의 발효를 시켰다면, 그럴수도 있고, 그냥 우연히도 소나기 같은 비를 맞았을수도 있고. 23년도가 유난히 습했었나? 모르겠다.
아무튼 대홍포나 정산소종을 맛보지 않은 사람에게는 특이하고 신기한 맛일수 있겠으나, 내게는 좀 아쉬웠다.
집에 떨어지지 않게 두고 먹는 차 중에 하나가 대홍포인데, 가격이 꽤나 나가서, 유사한 다른 것들을 찾고있는데.
역시 비싼게 좋은건가보다 ㅎㅎ
(맛있는 하동 무애산방의 청홍은 대홍포보다 더 비싸다.. ㅠ 한국 인건비.. )
나의 오모오트 방문 총평은요!
차를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는 티마카세 코스로 사진찍기도 좋고 화려한 퍼포먼스와 스토리가 있는 장소
나에게는 가까이에 있어도 자주 들릴것 같지는 않은 곳.
티마카세는 언뜻 훔쳐보니, 한국 도자 작가의 기물을 쓰는 것 같았고, 계절별로 스토리텔링을 하는 티코스 아이디어는 너무나 좋은 것 같다. 35,000원의 가격이 아깝지 않을 것 같고.
결론적으로 티마카세가 없었더라면 인테리어 맛집(찻집).
티마카세 스토리텔링은
차가 만병통치약인것 처럼 몸에대한 작용을 강조하며 판매하는 약장수 마케팅보다 훨씬 세련되다고 해야할까.
나도 보고배워야 겠다.
그렇게 훔쳐서 나만의 티코스 스토리텔링을 만들어 보는 것도 좋겠다.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는게 아니라 내 차생활의 세계관을 담은 티마카세 ㅎㅎㅎ
오늘도 이렇게 오블완!
내가 지킨 나와의 약속이 나를 지켜주겠지!
목표달성까지 얼마남지 않았으!! 끝까지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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