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근황.
연말이라 술자리도 많고, 매일 아침 공복 보이차 루틴이. 거의 매일 해장 보이차가 되고있는 와중.
진행하는 일은 녹록치 않고. 시절도 하 수상하고.
매일매일 기다리는 연락은 안와서 애가 타는데.
아침 댓바람부터, 전화가 와서 기다리던 연락인가!!하고 전화를 받고 있는데. 퍽 하는 소리.
고양이님이다. 차호를 닦던중이라 잠시 뚜껑을 열어둔거였는데.
전화 받으러 자리를 뜬사이. 그걸 툭툭 발로쳐서 떨군것. ㅠㅠ
원래는 이런 모습의 차호였다. 백옥단니 서시차호. 도순청 작가 전수공.
백옥단니라 찻물 얼룩이 생기지 않게 하려고 사용할때마다 시간들여, 공들여 닦아주며 길들이던 중이었는데 ㅠ
아직 크런키가 매트한 질감이 남아서 길이 다 들지도 않았는데 ㅠ
근데.
깨진조각을 살펴보니, 겉표면은 말랐어도, 깨진 조각 안쪽에도 물을 가득 머금고 있긴하더라.
차호의 겉면을 열심히 닦아주어도, 왜 최소 하루 이상은 건조시켜야 한다고 하는지 이해도 됐다....
(좋은 기억은 추억이고, 나쁜 기억은 경험이라더라.. 너무 비싼 경험인거 같아.. ㅠ)
자사호가 자사호 하긴하는거 같다.
그릇이야, 아낀다고 안쓰면 점차점차 망가지는 것이라 쓰면서 아껴주는 것이 좋다고 하고,
쓰다보면 깨지는 것이 그릇이다 만은.
아직 길도 다 들지 않은 차호를 보내기가 너무 아쉬운 마음이다.
(도자기류는, 재활용도 안된다. 일반쓰레기이다..)
자사호 킨츠키를 바로 검색해 보았다.
옛날에 아오이유우가 주인공으로 나왔던 일드에서 보았던 킨츠키.
깨어진 그릇을 옻으로 붙이고, 비워진 부분을 금이나 은으로 메꾸는 것이다.
새로운 예술작품처럼 여겨지기도 하지만, 사치스러운 것만은 맞다. 그만큼 의미있는 물건에만 하는 것이 적절할 것 같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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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지유명차 서초점)
엄청나게 비싼 고급 차호도 아니고, 첫번째 차호도 아니라서 조금 고민은 된다. (두번째 차호임...)
킨츠키 맡기는 비용도 적지않이 들기도하고. (아마 깨어진 차호를 사온 가격만큼 들수도 있다.. 정말작은 조각까지 하나하나 주워모으기는 했다만..)
지난번에 다른 찻집 사장님도, 자사호 뚜껑이 깨져서 킨츠키를 보냈다가 돌아오는 길에, 부리부분이 이가 나갔다고.
택배를 고이고이 다루어주지 않으니까..
만약 할꺼면 직접 가져가고, 직접 가져와야 할 것 같긴하다.
점심에 들렀던 차관 사장님께도 물어보았더니.
본인도 킨츠키를 해본적은 있는데, 차호가 깨져도 이제 킨츠키를 보내진 않는다고 한다.
그냥, 대청소를 하던지. 뭔가 잊어버릴수 있는 다른걸 하라고 ㅋㅋㅋ
그분의 이야기는 아래와 같다.
1) 자사호는 주전자 몸통만으로 완성인게 아니라, 뚜껑까지 꼭 맞아야만 완성인건데.
킨츠키를 하고 나면, 어쨋든 깨어진 부분에 옻이든, 금이든 뭔가가 더해지는 것이라.
뚜껑이 잘 맞지 않는다고 한다. 뚜껑을 여닫을때 아주 완벽하지는 않다는 것. 약간 낑기는 느낌이 든다고 해야할까.
그냥 붙이기만 하는 접시이고, 의미있는 물건이라면 해볼 수 있겠지만, 자사호 킨츠키는 본인 마음에는 쏙들지 않았다고 한다.
2) 깨진 뚜껑은 잊어버리고, 몸통만 공도배로 사용하는 방법!도 물어봤는데 ㅎㅎ
이게 또 신기한게, 뚜껑이 없으면, 차가 잘 흘러나오지 않아서, 공도배로서 완벽하지 않다는 것이다.
(내일 아침에 공도배로 한번 써봐야지!)
3) 깨진 뚜껑 밑부분에 한지를 깔고 조심조심.. 미니 차통으로 쓰는 방법..
이게 지금 본인이 하고 있는 방법이라고 한다. 병차를 쪼개먹다가 아주 조금 남았을때.
큰 차통은 새로운 차가 익어갈 공간으로 내어주고, 이사를 시키는 거.
나도 물건을 다시 사들이기보다는 수리해서 쓰는게 좋기는 하다.
간단한 나무 도마도, 오래동안 사용해서 크랙이 생긴걸 직접 나비장을 해서 다시 또 사용하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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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직접 수리한 걸 다시 사용하면 쓸때마다 기분이 좋기도 하다.
도마는 평범한 도마이다. 나무가 잘려나가 낭비되는게 아까워서, 그냥 단순하게 네모 도마로 만들었던 것인데.
7년쯤 물을 닿아가며 쓰다보니 뒤틀리고 크랙이 생긴것을 직접 수리한 것이다.
기계목공이 아니라 수공구 짜맞춤을 배우던 때이기도 했고.
나비장이 참으로 그럴싸해 보였기 때문에. 손쉬운 도마로 테스크를 해본것이다. 물론 손으로 만드는 모든것이 시성비는 떨어진다 ㅎ 하지만 저 도마의 나비장부가 눈에 뜨일때마다 기분이가 조크든요..
나의 대안은 아래 순서 대로 해보는 거다 ㅎㅎ
1) 남은 주전자 몸통을 공도배로 사용해 보기
2) 공도배로 못쓰겠다 싶으면, 일단, 킨츠키 클래스를 신청해서 다녀와 보기 (내가 직접 수리할 수 있는 것인지 알아보자)
3) (수업들어보고, 내가 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고 판단되면) 킨츠키 비용과 수리처를 찾아놓기
4) (수리가격이 지나치게 비싸면) 차통으로 사용하기...
5) 위의 4개 다 이행해 볼때까지, 새 차호 사지 않기!
이렇게 한번 해보자! 하면서 재밋는게 있으면, 포스팅 예정.
참. 오늘 점심때 생차, 노차를 가득먹고 진짜 신기한 경험을 했다.
- 83년 대숙전
- 97년 7542
- 7542 노산괴 순서로 먹었는데.
진짜 보이차는 생차가 진땡이구나 싶다.
숙차를 6개월정도 꾸준히 먹었더니. 이제 생차를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되었달까?
오래 익은 생차를 먹어보고 나니. 데일리 숙차에 대한 고민도 확 줄어든다.
그냥 만전숙병을 먹는게 제일 좋은 듯!
아무튼 오늘 최대 사건은 자사호 깨진 거.
그리고 97년 7542의 신세계!
오늘 일기 끝 & 오블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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