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전에 더티레터the tea letter를 알게되면서 언급된 찻집들을 리스트를 업데이트했다.
의외로 홍대입구역 근처에 유명한 찻집들이 많아서 하나씩 다녀볼 요량으로 네이버지도목록을 업데이트하고, 인스타에 팔로우도 늘려갔다.

그중에 한곳에서 차회 공지가 떠서, 예약하고 지난 주말에 다녀왔다.
대만차를 중심으로 하는 연남동 포담 티하우스. 유명한 코리코카페 옆에 있어서, 찾기는 쉬웠다.
보이차를 먹다보니, 우롱차들이 주는 향과 다양한 맛들이 궁금해져서. 대만차를 주력으로 하는 찻집으로.
평소에도 차를 파는 곳이긴한데, 이날 차회에서는 평소 만나기 쉽지 않은 차들을 먹는 다고.
-치자 오룡 (치자꽃향이 나는 우롱차)
-천가채 야생홍차
-과목오룡(과일나무 목재로 탄배한 우롱차)
-아포차 (차나무 줄기 새싹으로 만든 차)
-충시오룡 (오래된 차를 벌레들이 갉아먹은 부스러기를 모은 것)
-1980년대 녹차.
이렇게 6가지 차를 마셨는데, 차회비용이 무려 1만원이라! 완전 혜자.
가격도 가격이지만, 호호할아버지까지는 아닌 지긋하신 남성분이 주인으로 계신곳이었는데. 본인도 이제는 차를 모으는게 아니라 이제는 차를 나눠주는 입장이라고.
모두들, 본인이 가진 차 다 못먹는다고, 차 욕심내지 말고, 집에 있는거 다 먹고 또 사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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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마신차들중에 가장 인상적인 차는 아포차였다.
백차의 느낌이 물씬나는데.
향과 맛이 일치하는 차이다.
찻잔에 받아들고 나면, 느낌표가 딱 띄워진다!!!
완전 고급 동남아 리조트에서 나는 듯한 꽃향기가 물씬난다.
맛도 딱 꽃차를 먹는 느낌이다.
머리속에 딱 떠오른 이미지는, 이 꽃이었다.

맛도 향도 너무 이국적이고 깔끔해서. 먹으면서 또 먹고싶다는 생각이 드는 차였다.
아포차는 사실 채엽이 금지되어있다고 한다.
찻집 주인장님의 말에 의하면,
야생 차나무에서 아포엽을 따는 것은 이제는 금지되어 있다고 한다.
아포잎은 자라서 나무 줄기/가지가 되는 것이라.
차밭에서 자라는 사람 팔뚝 굵기만한 가녀린 차나무에서도 아포잎이 나긴하는데, 그런 잎은 그냥 파랗기만 하다고.
위에있는 사진의 아포차 찻잎을 보면, 끝부분에 약간 보라빛?이 도는데, 이는 큰 나무 에서 채엽된 것들만 이런 색깔이 난다고 한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다들 오래된 야생차나무 아포잎이라고 이야기한다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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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포차의 탕색과 먹고난 이후의 차엽이다.
유리 다관에 놓고 오래동안 우려서 주셨다. 저 여린잎을.. 땃다고 생각하니 인간들도 참으로 으악스럽다 생각이 들면서도 너무 맛있었다.
맛있게 먹었으니, 누군가는 차를 살테고, 그러니 또 아포잎을 따겠지.
그래. 결국 수요가 공급을 만드는 거야.
***** 25.02.19 첨언
다른 책(중국차 공부, 진재형) 에서 보니 아포차는 야생의 싹으로 만든 것인데, 차나무의 일종인지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고 함 *****
충시오룡이라는 차는 오래된 차잎을 벌레들이 갉아먹은 부스러기를 90년대부터 모아온 것이라고 하는데.
말일뿐. 알수는 없는거라.
아무리 귀한 차를 긁어먹은 거라고 한들, 그 부스러기를 먹고싶지는 않았다. 별로 손이 안거더라.
역시 중요한건 차 보관인거 같다. "충시"라는 이름이 붙은 차들은 피할 것 같다.
커피로 치자면 코피루왁같은 느낌이랄까? 나는 잘 모르겠는데, 왜인지 고급품으로 취급받는 그런 차.
차회는 약2시간 정도 진행되었는데, 대만에 관한 재밋는 이야기들도 듣고, 재미있었다.
대만은 면적이 중국보다 작아서 짧은 기간에도 유명한 산지들을 돌아다니는게 실제로 가능하고 또 한다.
사람들이 대만 차여행을 종종 가나보다. 왜 굳이 산지를 갈까?. 찻잎을 수확하고 차를 만드는 시즌에 한번쯤 가보는 거야 좋을 것 같지만. 소비자가 차 산지에 꼭 가야할 필요가 있을까? 아직 나는 잘 모르겠다.
포담 티하우스 차회에 대한 총평은.
신기한 차를 먹어보게 되어 재밋었다!이다.
제일 맛있었던건 아포차.
찻집 주인장님이나, 차회에 온사람들을 보니, 차를 오래동안 마셔온 사람들이 참으로 많구나...싶다.
차회에 손님으로 오신분 중에 한분도 새로 찻집을 열 예정이라고 홍보도 했는데. 그분은 운남에서 10년을 차 생산지를 돌아다녔다고 한다. 또 이런저런 이야기중에 나온, 이태원, 하얏트호텔앞에 찻집의 형제 사장님들도 운남에서 대학을 나온 사람들이라고.
포담 사장님도 대만차를 정말 여러가지 먹어보고, 시간이 쌓여 잘 알고, 차농가들이나 찻집들과 네트워크도 가지고 있어서, 이런 찻집 운영가능해 보였다.
장사를 한다면, 뭔가 뾰족하게 내세울 것이 있어야 하는데. 나는 정말 그런게 없구나 하는 씁쓸한 생각.
휘둘리지 말고 찬찬히 잘 생각해서 해야겠다는 생각이 또 든다.
차회가 끝나고, 화장실 순서를 기다리다가, 가게 구경을 하고 백차를 몇종류 사왔다.
확실히 작은 돈은 손이 잘 나간다. 5개에 2만원.

사진 속에 운남 월광백 백차 2개, 백모단 2개, 공미 1개 이렇게 골라왔다.
지난번에 무심헌에서 먹은 야생월광백차가 너무 맛있던게 생각이 나서.
저 운남(맹해) 월광백 백차 정말 맛있다!
초컬릿처럼 쪼개먹을 수 있게 긴압이 되어있는데, 반으로 딱 쪼개사 4g, 어제 유리 숙우에 우려서 머그컵에 콸콸 따라마셨는데!
찻잔이 손에 닿는 정도의 거리에 차가 있으면, 은은한 초컬릿향이 나는것 같다.
초컬릿 냄새가 이 차에서 나는건가?하고 컵에 코를 대고 냄새를 맡으면 초컬릿냄새가 아니라 싱그러운 과일향이 난다.
신기하다.
긴압이 되어있어서, 찻잎 4g도 꽤 크게 부풀어올라 풀어진다.
백차인데 탕색은 연한 갈색이고.
맛도 깔끔하고,
먹고난 이후의 차엽은 백차라기엔 짙은 브라운 색이고 엽저가 꽤 큰편이었다. 줄기도 꽤나 섞여있고.

오늘 또 나머지 4g을 먹을 예정이다!
총 8g에 오천원이면, 저렴한 차는 아니다. 근데. 정말 맛있다.
다음에 포담 차회에 또 가게되면 (매주 일요일 오후 2시에 정기적으로 차회를 하는 것 같다) 또 사오려고 한다.
일단 지난번에 사온거 다 소진하고!
나중에 월광백 백차를 또 우려먹게 되면, 사진을 좀 찍어서, 사진을 첨부해 놓겠다!
오늘은 이만 오블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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