얇은 책이다.
갬성만 가득 담겨있으면 어쩌나, 실물책이라 처치가 곤란하겠다. 싶었는데.
책장에 두고 종종 꺼내보고싶은 에세이이다.
차를 마실때, 고요하게 머무르고 싶을때 손이 갈 것 같다.
문장들에서, 작가님의 단단함이 배어난다.
P. 156
비록 누군가는 그것이 전혀 예술적이지도 새롭지도, 의미가 있지도 않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고민 없는 쉬운 일 아니냐고 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내가 정한 기준은 확고하고, 스스로에겐 언제나 높은 벽이다. 그 벽의 높이에 따라 공예가가 만들어내는 물건의 깊이가 달라진다고 믿는다. 이 길이 맞는지 틀렸는지는 의미가 없다. 그저 내가 정했고, 가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하는 것 뿐이다.
나는 이런 단단한 사람이 좋다.
문장과 똑같이 매일매일을 살지 못한다해도, 이 문장이 나온 한 구절구절에 고민과 생각이 묻어있음이 보였다.
"그저 내가 정했고, 가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하는 것뿐이다."
이 단단함. 그 길을 가는 꾸준함. 멋지다.
토림도예의 개완은 찻집 몇군데에서 종종보았다.
가볍고 단순하고, 기능적으로도 좋아보인다.
개완을 써볼 기회가 있을때 마다, 개완을 하나 구입할까 싶은 생각이 들면서도
여지껏 마음에 드는 것을 선뜻 고르지 못했는데.
어쩐지 용량도, 손에 잡히는 편리함도, 마음에 쏙 드는 것을 찾기가 어려웠다.
이렇게 단단한 작가님이 만든 개완이라면, 좋을 것 같다.
매화가 양각된 백자개완이 가장 눈길이 간다.
하지만 당장에 구입하지는 않으련다. 늘 솔드아웃이라 별도로 주문해야 하나 싶기도 하고. 기다려야 하는 것도 이해가 됐는데, 개완은. 기회가 되면 작업실에 예약하고 차실에서 작가님도 만나보고 구입하려고 한다.
나는 자사호를 주로 사용하고 있고, 지금 필요한건 찻잔이라.
토림도예의 찻잔을 먼저 데려올까 싶다.
지금 사용중인 황담요 빙열 찻잔은 모닝숙차를 꿀덕꿀덕 마시기에 용량은 적절한데 비해서, 꽤나 두툼해서, 온도가 좀 내려가는 경향이 있다. 빙열무늬도 찻물이 드는 재미가 처음에는 좋았는데, 지금은 조금 싫증이 낫달까. 과탄산과 구연산에 푹 담가서 찻물을 빼주고 싶은 생각도 든다.
찻잔도 다관만큼이나 차에 영향을 주는 것 같다.
같은 차를 여러 물성의 찻잔에 담아먹는 시음을 한번 해보려고 하는데.
기호 1번, 황담요, 빙열찻잔
기호2번, 경덕진 백자 (얘는 짱짱하게 온도를 잡아주는데, 용량이 너무 작다. 초보자 인터넷 구입의 함정.)
기호3번, 토림도예 찻잔 (굽이 있되, 너무 높지 않은 잔으로 고를 예정. 어린이에게 좋을듯한 야트막한 잔도 좋을 것 같다. 파도문 찻잔도 좋을 것 같기도 하다. 탕색을 가리지만. 문양이 좋다.)
맥피앤타이거에는 이미 품절이다.. ㅠ
언제나 구하려나 싶지만, 공예품의 매력이라 생각하는 수 밖에!
일반적인 작가 작품들은 한시즌이 지나가면 다시 동일한 물건을 구하기 어려운 경우들이 있는데.
토림도예는 동일한 것을 꾸준히 만들어 주신다.
그래서 기다려보기로 한다. 수없이 많은 시간동안 동일한 작품을 계속해서 만들어 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작가 본인도 지칠수도 있고, 그 작업이 싫증이 날수도 있을 것 만 같다. 그런데 그들은 계속 동일한 디자인의 잔들을 만들어 준다. 그래서. 기다리면 기다릴수록 좋은 물건을 갖게 될것이라는 믿음도 생긴다.
https://www.torim.kr/shop?productListFilter=232062&productSortFilter=PRODUCT_ORDER_NO
Shop | 토림도예 - Torim Porcelain
토림도예 공식 웹사이트입니다. Torim Porcelain Official Website
www.torim.kr
'보이차 소비자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보이차 소비자 이야기_51_보이차 카페인 함량(1/2) (2) | 2025.02.10 |
---|---|
보이차소비자이야기50_새로운 차관 6_ 연남동 포담 _대만차 (1) | 2025.02.06 |
보이차 소비자 이야기_49_지유명차의 새 보이차 티백 라인업_고오급 티백 (0) | 2025.01.29 |
보이차 소비자 이야기 48_무심헌(3/3)_보이차 잘알 팽주님과 Q&A_보이차가격인상에 대한 현답 (1) | 2025.01.28 |
보이차소비자이야기47_용산 무심헌(2/3)_보이차 잘알 팽주님과 Q&A (0) | 2025.01.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