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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차 소비자 이야기

보이차소비자이야기52_요즘 보이차 트렌드, 고수차를 알아보자 (feat. 보이차 경제사(2/3))

 

 

 

어제 고수차 열풍이라는 포스팅을 하면서,

요즘 중국에서의 보이차 트렌드는 대만/홍콩에서 좋아하던 (큰잎으로 만들고) 익힌 보이차보다, 어린잎으로 만든 쌩쌩한 고수차라는 걸 이야기했었다. 

 

https://anotheralpha.tistory.com/144

 

책책책9_처음읽는 보이차 경제사(1/3) _ 고수차 열풍

나는 확실히 이런쪽이 잘 맞는다. 350페이지 정도되는 그래도 꽤 두께가 있는 책인데. 주말사이에 후후룩 다 읽어버렸다. 이 책을 쓰신분도 대문자 T임이 틀림없다 ㅋ 처음에는 역사이야기처럼

anotheralpha.tistory.com

 

 

 

몇천만원, 몇백만원, 억소리가 나는 비현실적인 노차보다, 손에 잡히는걸 즐기고 싶은 마음은 나도 같다. 

보이차1편에 100만원만 넘어도 나는 못먹을 것 같다. 관상용인 차가 무슨 소용인가. 

내가 항온항습의 저장고를 가진것도 아닌데.

차는 역시 먹어 없어지는 것이다. 와인처럼. 적당량 셀러에 쌓아두고 먹기도 하지만, 결국 떨어지는 것이고, 떨어지면 또 사오는 것. 

 

 

요즘 나의 차생활은 적당하게 익은 보이생차, 계절에 맞는 차 선택으로 좁혀졌다. 

너무 비싼차를 탐낼 여력도 없지만, 너무 저렴한 차는 맛이 없고. 꼭 보이차만 먹어야 하는 것도 아니라서. 

입춘이 지나니, 귀신같이 숙차가 맛이 없어진 기분이라. 요즘은 생차만 먹고있다. 

 

보이 생차 못지않게 요즘 내 입과 코를 즐겁게 한 차는, 백차이다. 

가을겨울을 지나면서 대홍포가 그리 맛있더니, 요즘은 싱그러운 백차들이 좋다. 

이번주 금요일 차회에서, 백차를 먹을 수 있으면 좋겠다!

(그 찻집이 처음오는 소비자에게 어필하는 항목이 백차라는 건, 내 뇌피셜이다 ㅎ)

 

 

 

한국 보이차 시장은 전체적으로 본다면, 대부분 노차를 좋아하고 노차를 먹고싶어 하는 분위기 인것 같다. 

고수차 시장은 ms는 적어도, 젊은 사람들은 고수차를 즐기는 것 같다. 

즉, 건강에 대한 염려나 효능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눈과 귀, 코가 즐거운 잠깐의 시간을 즐기는 것 같다. 순수한 기호식품처럼.  

차인구가 절대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는 아닌 것 같고. 인스타에 보이는게 약간, 변방에서 유행하고 있는 느낌이랄까? 

 

 

 

아무튼, 그래서 오늘은 고수차에 대해서 정리해 보려고 한다. 

 

 

 

2. 야생차와 고수차  - 출처 : 처음읽는 보이차 경제사 P.44

 

차나무를 야생차와 집차로 나눈다면, 

야생차는 깊은 숲속에 사람의 간섭을 전혀 받지않고 사는 차나무다. 

집차는 사람이 야생차 중에서 맛있다고 생각되는 나무의 씨를 받아서 인공적으로 키운 것이다. 재배에서는 이를 '순화'라고 한다. 

사람이 키운 집차는 고수차와 소수차로 나뉜다. 고수차는 심은 지 오래된 차나무로 보통 100년 이상 수령의 차나무를 가리킨다. 소수차는 수령이 얼마되지 않은 차나무이다. 

차나무 야생차  
집차 고수차
소수차(=대지차)

 

소비자들은 야생차와 고수차를 헷갈리는 경우가 많다. 

야생차는 자연 그대로의 차나무, 고수차는 인간이 품종을 선별해서 인공적으로 재배한 것이다. 

선별할 때 안정성과 품질을 고려했기 때문에 야생차와 고수차 중에서 고수차를 선택하는 것이 안전하다. 

 

 

 

* 야생차는 먹고 탈이 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1970년대, 티벳야생차 사건처럼

** 티벳야생차사건 (상계서, p 241)

: 중국 문화혁명 기간동안 중국 정부는 티베트에 공급하는 차의 양의 1인당 200~250g에서 4kg까지 올리기로 했다. 그러나 정부에서 공급량을 늘리라 한다고 갑자기 생산량을 늘릴수가 없었다.

차나무는 올해 심어서 내년에 수확하는 작물이 아니다. 아무리 열심히 가꾸고 보살펴도 최소한 몇년은 기다려야 잎을 수확할 수 있다. 어쩔 수 없이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야생차를 섞었다.

그런데 사고가 생겼다. 

야생차가 섞인 보이차를 마신 티베트 사람들이 어지러움증, 두통, 복통, 구토 등의 증상을 호소한 것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운남은 야생차 수매와 사용을 금했다. 티베트는 이후 운남차의 수량을 통제했다. 1973년에 38,500담이었 것이 1976년에는 15,100담으로 대폭 축소 되었다 

 

 

 

2. 씨앗번식과 꺾꽃이 번식 (출처 : 상계서, p. 288)

 

남자와 여자, 수컷과 암컷이 있는 것이 유성생식이다. (중략) 은행나무처럼 드물게 암나무와 수나무가 따로 있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암나무, 수나무가 나뉘지 않는다. 차나무도 그렇다. 한 나무에 생식을 위한 기관인 암술과 수술이 같이 존재한다. (중략) 차나무는 반드시 다른 개체의 꽃가루가 수분되어야 씨앗으로 키워낼 수 있다. 

차나무가 열매를 맺고 씨앗이 익을 때까지 400여일이 걸린다. 사과같은 과일이 봄에 수분해서 여름에 열매를 맺는 것에 비하면 긴 시간이다. 

 

씨를 심을 때는 씨앗 겉껍질이 갈색으로 딱딱하게 잘 익은 씨를 골라 햇빛에 이틀 정도 말린다. 그러면 얇은 과육이 말라 벌어지고 속에서 씨가 나온다. 씨를 물에 담가 위에 뜨는 씨악은 버리고 아래 가라앉는 튼튼한 씨악을 골라 젖은 수건으로 일주일간 감싸주면 싹이 튼다. 이것을 물이 잘빠지는 약산성의 땅에 심고 가꾸면 차나무로 자란다. 

 

중국사람들은 몇천년동안 이 방법으로 차나무를 번식시켰다. 단점은 생존률이 매우 낮다는 것이다. 씨앗 5천개를 심으면 3년 내에 3천개가 죽고, 10년 이상 생존률은 이보다 더 떨어진다. 그러나 장점도 있다. 씨앗 번식으로 자란 차나무는 개체마다 유전적인 특징이 다르다. 한 부모에게서 태어난 아이 셋이 모두 생김새며 체질이 다른 것 처럼 차나무도 그렇다. 그래서 넓은 다원에 한 나무가 병들어도 다른 나무는 병에 걸리지 않는다. 씨앗으로 번식하는 구식 다원 차나무들이 건강한 이유다. 

 

 

청나라 때 전혀 새로운 방식의 획기적인 차나무 번식법이 개발되었다. 꺾꽃이법이다.

꺾꽃이란, 식물의 줄기를 땅에 꽂아두면 뿌리를 내리며 새로운 개체로 성장하는 방법이다. 

 

식물의 꽃은 생식기관이다. 꽃을 통해서 암술과 수술의 꽃가루가 만나 수분이 되고 씨앗이 되고 새로운 나무로 자란다. 잎과 줄기는 영양기관이다. 본래 잎과 줄기는 번식이 주목적이 아니라 식물이 자라고 생활하는데 필요한 기관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식물은 이 영양기관을 땅에 꽂아두어도 새로운 개체로 자랄 수가 있다. 식물학에서 꽃 등의 생식기관을 이용한 번식은 유성생식, 잎과 줄기 등 영양기관을 이용한 번식을 무성생식이라고 한다. 

 

청나라 사람들이 차나무 줄기를 잘라서 땅에 심으면 새로운 나무가 된다는 것을 알았을 때 또 한가지 신기한 사실을 발견했다. 

차나무 줄기를 잘라 몇 백 그루로 만들어 놓아도 잎의 모양이 똑같았다. 뿐만 아니라 이 잎을 따서 차를 만들면 맛, 향, 색이 같았다. 이 나무들은 유성색식으로 번식된 것이 아니라 영양기관을 통해서 복제된 것이기 때문에 유전적으로 똑같은 특징을 가진 것이다. 이처럼 유전적 형질이 같은 차나무 만으로 다원을 조성하면 굉장히 편리하다. 잎이 같은 시기에 올라오니 같은 시기에 잎을 따면 된다. 

그러나 같은 유전적 특징을 가진 차나무를 한 다원에 심으면 단점도 있다. 병이 돌면 동일한 유전자를 가진 차나무들이 모두 병에 걸린다는 것이다. 게다가 1980년대 이후에 개발된 현대식 다원은 좁은 면적에 차나무를 빽빽하게 심었으니 병충해의 피해를 더 많이 볼 수 밖에 없다. 그래서 피치 못하게 농략을 사용한다. 

 

반면, 씨앗으로 번식한 고차수 다원의 경우, 차나무의 유전적 특징이 각기 다를 뿐 아니라 나무 사이의 간격도 넓기 때문에 한 나무에 병충해가 발생한다해도 다른 나무로 옮기는 경우가 적다. 고수차가 보다 안전하고 건강한 이유이다. 

 

 

 

3. 고수차와 대지차 (출처 : 전계서, p.332)

 

 

운남성농업과학원 다엽연구소가 만든 기준과 서쌍판납 및 보이시 고차수다원 보호 조례에서 수령이 100년 넘은 차나무를 "고차수"라고 규정한다. 

 

몇백년 전 운남의 재배기술은 매우 뒤떨어져 있었다. 오늘날처럼 나무를 빽빽하게 심으면 나무가 살지 못하고 죽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여기 한그루, 저기 한그루 띄엄띄엄 심었다. 나무를 띄엄띄엄 심으니 한 그루당 차지하는 땅 면적이 넓었다. 

 

단위 면적당 생산성은 떨어지지만 비료를 따로 주지 않아도 나무는 잘 자랐고 나무가 건강하니 병충해도 생기지 않았다. 병충해가 없는 나무에 돈들여 농약을 칠 필요가 없으니 이런 나무들은 안전하다.

(중략) 

그러나 고차수는 수량이 너무 적다. 운남 전체 차나무가 100이라면 고차수는 5밖에 되지 않는다. 하기는 몇백년된 차나무가 굉장히 많다면 그것이 더 이상한 일이다. 나머지 95는 대지차 이다. 

 

대지차는 흔히 고수차에 반대되는 의미로 쓰인다.

나무가 오래되지 않고 빽빽하게 심겨있다. 좁은 면적에 나무를 빽빽하게 심으면 나무 한 그루당 차지하는 땅의 면적이 좁고 다른 나무들과 영양을 경쟁하니 농부들은 비료를 주어 부족한 지력을 보충한다. 나무가 약하니 병충해도 잘 생겨 농약도 준다.

(*그래서, 유기농, 무농약 차들은 표시를 해주는 구나)

 

그렇다면 대지차는 전혀 미덕이 없을까? 아니다. 미덕의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다르다. 

농약과 비료를 하지 않은 차를 원하는 사람에게 대지차는 미덕이 없는 차이지만, 

대량으로 차를 생산하고자 하는 차 공장 사장님은 대지차를 주로 선택한다. 대량생산아니 원료가 안정적으로 공급되고 고수차보다 가격이 훨씬 싸기 때문이다. 

(중략)

 

2001년부터 2003년 사이 상인들이 이무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고수차 시장이 조금씩 형성되기 시작해서 2003년에는 고수차 가격이 대지차와 같아졌다. 그후부터 고수차 가격이 계속 올라 오늘날은 대지차와 몇십배까지 차이가 난다. 

 

고수차와 소수차(=대지차)는 맛에서 차이가 날까? 

그렇다. 

 

이무에 오래된 차나무가 자라는 다원이 있다. 이 다원 주인이 오래된 차나무 씨를 받아서 가까운 밭에 심었다. 새로심은 차나무가 잎을 딸 만큼 자랐다. 

둘은 품종이 같고 사는 환경도 토양도 같다. 

차이점은 수령과 비료를 쳤는가 였다. 

 

이 두 나무 잎을 따서 차를 만들어 보았다. 

같은 날 잎을 땃고 같은 사람이 차를 덖게 했다.

결과물은 비슷했다. 생김새는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비슷했고 향기도 그랬다. 

맛도 비슷했으나 깊이감에서 차이가 났다. 

고수차는 쓴맛이 덜하고 떫은 맛이 없고 부드러웠으며 갚이감이 있었다. 

반면에 소수차(대지차)는 쓴맛이 강하고 떫은 맛이 많았다. 

 

 

내포성과 맛의 깊이는 우롱차를 마실 때도 느껴졌다. 농약과 비료를 하지 않은 유기농 우롱차의 맛이 훨씬 깊고 내포성도 좋았다. 백차도 마찬가지였다. 유기농 차나무 잎으로 만든 백차는 내포성이 뛰어났다. 

 

여러 종류의 차를 비교하면서, 고수차와 소수차의 내포성의 차이는 가공이나 농략이 아니라 비료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비료를 친 차나무는 빨리 자란다. 

비료를 치지 않은 차나무가 10년이 되어야 겨우 잎을 딴다면 비료를 치면 3~4년 만에 수확이 가능하다. 

비료를 치면 봄에 새잎도 빨리 자란다. 

그런데 농부가 잎을 딸 때에는 새싹이 나오고 며칠째 따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만들 차의 조건에 따라 1아2엽, 1아3엽, 4엽이 될때를 기준으로 딴다. 

비료를 치면 잎이 빨리 자라 채엽기준에 빨리 도달한다. 

비료를 친 1아2엽차가 3일만에 자란다고 했을때 비료를 치지 않으면 6일만에 1아2엽으로 자란다. 

 

그 사이 잎에는 여러가지 화학성분이 축전된다. 차의 맛은 화학성분이 결정하니 

화학성분이 많이 축적된 잎이 맛이 진하고 내포성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

 

여기까지가 책에서 이야기 하는 야생차와 고수차, 고수차와 대지차에 대한 내용이다. 

어떤가? 

 

나는 이런식으로 설명하고, 본인의 주장도 이런식으로 하는 사람들이 좋다. 

 

이제 어딜가서 차를 먹을때, 이건 00지역 고수차 입니다. 이건 00지역 야생차입니다. 이건 00지역 000년된 고수차 하나에서만 수확된 차로 만든 차입니다.  라고 이야기하면, 어떤 맛의 차이가 날지 기대되지 않는가?

정말로 그런지. 확인해볼 기회가 곧 있기를 바라며!

 

오늘은 이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