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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차 소비자 이야기

보이차 소비자 이야기_53_건리정송빙호_(1/2)

 

 

 

나도 보이차를 마신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가끔 보이차에 관한 질문을 받는다. 

불과 지난달의 에피소드이다. 

 

 

 

주위 지인이 선물받은 차라면서, 질문을 해오는 경우이다. 

 

건리정송빙호라는 1900년대 초반에 만들어진 노 생차라고 

아주 귀한 차라고 하는데, 무슨 차인지 아느냐는 질문이었다. 

 

 처음에는 차 종류야 어마하게 많고, 내가 아는 차는 내가 보고, 먹어본 차 밖에 없으니, 아주 가볍게. 

"처음 들어본다. 모르겠다." 라고 대답했는데. 

 

"1900년대 초에 만들어진 차면 엄청 귀하고, 비싼 차이고, 수백만원 이상의 가치가 있을수도 있다고 들었다.

이런 걸 감정해줄 수 있는 곳이 어디가 있는지?"  물어보는 것이었다

 

전혀, 내가 모르는 세계라, 정중히 모른다고만 말씀을 드렸는데, 

전혀 모르는 내가 보아도, 뭔가 미심쩍은 부분이 눈에 뜨였다. 

 

 

* 1900년대 초반?  - 신중국건설이 1940년대 후반 아닌가? 그럼 청나라 이후, 신중국 사이에 생산된 차? 그렇게 귀한 것이? 

 

* 그 말이 맞다면, 수백만원만 가지는 않을 텐데? 억단위로 갈 수도 있는 차인데, 내지 사진찍는다고 한지 포장을 풀어본것 만으로도 가격이 떨어질수도 있는 상황? 아까워라. 

 

* 근데, 아무리 못되어도 50년 이상된 차가, 외부 포장지 한지가 이렇게 깨끗할 수가 있나? 내가 가진 20년 조금 남짓한 것 한지포장도 이보다 훨씬 못한데.. 어디 진공보관이 아니고서야. 

 

* 보이차 공인 감정기관은 들어본 적도 없는데, 인사동에 있는 유명 찻집에 가면 감정이 가능하다고? 그럴까? 

 

* 나는 50년된 생차도 본적이 없어서.. 못해도 적어도 50년이상 된 차인데, 찻잎색깔이 저런 카키색 느낌인게.. 맞을까? 

 

(사진 출처 : https://www.seoku.com/1583)

 

 

(* 1980년에 생산된 7542가 지금 1000만원쯤 간다고 하는데, 그걸 생산한 대익(맹해차창)에게 들고가서 물어보아도, 그런걸 감별해 주지않고, 이렇다 저렇다 답이 없다고 하던데. 

친하고 자주보던 손님도 아니고 처음 보는 사람이 들고오는 차를 제대로, 속시원히 알려줄까?..

처음보는 사람에게 실망스런 얘기를 적나라하게 할 이유도 없고, 그렇다고 무조건 억소리 나는 귀한 차라고 답해줄수도 없는 노릇아닌가..) 

 

그래서, 

 

사실 누구도 확정적으로 이야기 해주기 어려운거 같다.

 

건강을 염려하는 친우가 준 귀하게 받으신 선물, 즐겁게 드시는게 좋지 않겠냐라고 이야기했다. 

선물해 주신분이 보이차를 원래 드시던 분은 아니라고 하시니. 혹여 모르니(보관이 잘못되어 곰팡이가 있거나 할 수 있으니), 가시던 찻집의 주인장에게 먹어도 되는 차인지만 물어보시고, 맛있게 즐기시라고 이야기했다. 

 


돌아오는 답은, 

수억짜리면 어떻해? 였다.. 

 

수억짜리 드시는 거죠! 플렉스-- 라고 답하고 말았다. 

(*속으론 수억짜리이면, 더 묵혀서 수십억짜리로 만드실 요량인가? 싶었다.. )

 

 

 

그러고 그냥 지나갔는데. 이 책에서 건리정송빙호를  다시 보았다. 

 

 

 

처음읽는 보이차 경제사, 신정현, p. 134

 

2016년에 홍표송빙호(紅標) 1편이 한화로 4억 3천만원, 남표(藍標)송빙호 1통(7편)이 14억 7천만원에 낙찰됐다. 

홍표송빙호는 내비가 붉은색, 남표송빙호는 파란색이다. 

남표송빙호는 2년 뒤 2018년 홍콩 경매에서 20억원에 낙찰되었다. 

 

 

어? 얼마전에 누가 물어봤던 그림이랑 비슷한거 같은데? 하고 

카톡방을 뒤져, 저 위에 있는 사진을 다시 열어보았다. 똑같다!

게다가 사진으로 받은차는 홍표!

이게 말로만 들어봤던 호급보이차!

 

 

근데, 이 차를 받은 사람도, 내게 물어본 사람도 검색을 해봤겠지만, 구글이나 네이버에 "송빙호'라고 검색해보니,

아래에 있는  자극적인 뉴스기사도 있고.. (인터뷰를 해준 명가원은, 지금도 있는 곳이던데)

책에서 언급된 홍콩 경매결과를 공유한 내용도 있고, 

놀랍게도. G마켓에서도 송빙호를 팔고 있었다. 

 

송빙호라는 차장이 후손이든아니든, 중간에 끊여졌다가 다시 재건되었든, 아무튼 현재에도 있나보다. 

뭐가 맞는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다. 

정말 뭐가 맞는 걸까? 

 

 

https://www.mk.co.kr/news/economy/8364727

 

보이 茶 테크, 부르는게 값…골동 보이차의 세계 - 매일경제

30만원에 사서 3억원에 팔았다…강남 부동산 부럽지 않은 재테크

www.mk.co.kr

 

https://www.teaculture.co.kr/news/articleView.html?idxno=1309 

 

송빙호 1통의 공식가치는 22억원

골동보이차와 골동차도구의 현존가치는 얼마나 될까. 골동보이차와 골동차도구는 어떻게 진품으로 평가받을 수 있을까. 보이차와 차도구를 좋아하는 사람들부터 관심이 있는 사람들까지 많은

www.teaculture.co.kr

 

https://m.gmarket.co.kr/n/search?keyword=%EC%86%A1%EB%B9%99%ED%98%B8+%EB%B3%B4%EC%9D%B4%EC%B0%A8&s=2

 

G마켓 - 송빙호 보이차 검색결과

G마켓 내 송빙호 보이차 검색결과입니다.

m.gmarket.co.kr

 

 

 

 

일단, 나는 지금, 최근에 읽은 책에 심취해 있으니, 이 책에 나온 몇가지 호급보이차에 관한 내용들을 소개 하려고 한다.  

 

이 책의 저자는 1900년대 중국의 상황 / 중국 근현대사 / 중국의 경제체제 에 대해서 사람들이 잘 모르거나 막연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더 쉽게 속는다고 이야기한다.

 

대충, 10년단위로 중요한 역사적 사건들만 써보면 아래와 같다. 

 

- 1840, 1850년대 : 아편전쟁, 서태후, 각종 민중봉기

- 1911 또는 1912 : 청나라 멸망

- 1920년대 : 군벌 시대

- 1930년대 : 국민당 북벌시대 

- 1940년대 : 중일전쟁(37~45), 국공내전 (45~49)

- 1949 : 신중국 건설 (1950년대부터 계획경제 체제)

- 1958~60 : 대약진 운동

- 1970년대 : 문화대혁명 (66~77)

- 1980년대 : 덩샤오핑 개혁개방 (1978) 

 

운남이 한족 지배하에 편입된 역사도 짧지만,

운남이 원체 오지라. 중원에서의 굵직한 이벤트들과 무관한 시대를 보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운남에서도 중앙의 관리를 받는 지방관리, 토호, 소수민족과 한족들간의 상호작용들이 있었고 그리고 무엇보다 중일전쟁이 운남에 미친 영향이 컸던듯 보인다. 운남의 지리적 위치가, 미얀마, 베트남, 라오스 등과 인접하고 있기때문에. 

 

 

*************

 

일단, 나는 지금, 최근에 읽은 책에 심취해 있으니, 이 책에 나온 몇가지 호급보이차에 관한 내용들을 소개 하려고 한다. 

 

 

 

p. 130 개인차장 전성시대

 

1856~1867년 두문수(회족)의 봉기가 끝난 이후, 이무로 이주한 한족들은 소수민족이 버리고 간 땅에 차나무를 심었다. 처음에는 원료 차를 만들어서 사모에 팔았지만 세월이 흐르는 동안 완제품 차까지 만들었다.

이렇게 완제품 차를 만들고 운송까지하던 업체를 차창이라고 한다. 그런 차장들 중에 오늘까지 이름이 알려진 곳은 동경호, 동흥호, 동창호 등이다. 

(* ~~호로 끝나는 차장들이 많아, 이들 차장에서 생산된 차들을 호급보이차라고 한다고 함) 

 

 

[ 건리정, 송빙호 (p. 133) ] 

 

1856년에 일어난 두문수의 봉기는 운남전체를 흔들었다. 석병이 두문수의 군대에 위협을 받자 석병 사람들은 황급히 도망을 나왔다. 도망나온 그들이 향한 곳은 육대차산이었다. 육대차산은 두문수의 군대가 미치지 않아서 안전했고, 반은 한족이 관리하고 반은 소수민족이 통치해서 생활하기도 편했다. 

 

이 때 석병에서 의방으로 피난한 사람들이 속속 차창을 열었다. 이무중학교 선생님이자 보이차 연구가인 고발창에 따르면, 석병에서 온 송씨 두명이 송인호와 송빙호를 세웠고. 

강서성에서 온 조개건이 건리정을 세웠다. 

건리정은 1865년 이전에, 송빙호는 1868년 이전에 세워진 것으로 보인다. 

후에 건리정과 송빙호 사장은 사돈사이가 됐다. 

 

1940년대 보이차 사업을 했던 마정상은 문화혁명 때 쓴 '자아비판서'에서 과거 이무에서 만들었던 차들 중에 최고의 상품은 송빙호라고 했다. 

 

오늘날 송빙호 차는 종종 경매에서 천문학적인 가격에 낙찰된다.

(중략, 위 기재 문단)

입이 떡 벌어지는 어마어마한 가격이다. 그런데 이렇게 비싼 송빙호가 사실은 방품이라는 말도 있다. 

20억을 주고 송빙호를 구입한 사람은 결코 믿고싶지 않은 이야기겠지만 우리는 이해당사자가 아니니 편안한 마음으로 왜 가짜라고 하는지 들어보자. 

 

 

남표송빙호 내비에는 "운남송빙호보차정부입안상표"라고 쓰여있다. (맨 위쪽에)

입안상표는 등록상표정도로 이해하면 되겠다. 

문제는 "보차정부"다. 보차정부 등록상표라는데 보차정부가 어디일까? 

청나라 때부터 중화민국 시대를 통틀어서 상표를 관장하는 기구중에 보차정부하는 곳은 없었다. 

송빙호가 생산됐던 이무에도 과거 제육행정분국, 진월현정부 등이 있었지 보차정부는 없었다. 

아무래도 중국 사정에 아주 밝지는 않은 사람이 만들어낸 이름이라는 혐의가 짙다. 

 

게다가 이무 향장(이장? 같은 느낌?)을 역임했던 장의가 쓴 <이무향 다엽발전 개황>에 따르면 건리정과 송빙호 사장은 사돈이 된 후에도 상표는 따로 썼다고 한다. 

그러니 내비에 굳이 "건리정송빙호"라고 같이 이름을 쓸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또 한가지, 당시 이무에서는 내비에 나무 도장을 찍었다. 남표송빙호의 내비는 나무 도장으로 찍은 것치고 너무나 깔끔하고 상태가 좋다. 

 

 

P. 303

 

홍콩의 남천공사 사장 주종이 호급차의 배합비율을 연구하려고 호급차를 찾아 홍콩의 110개 차 가게를 다 뒤졌는데, 100년된 송비호를 딱 한편 찾았다고 한다. 이것이 1980년대의 홍콩의 사정이다. 

 

 

 

 

******************

 

 

나는 지금 이 책에 심취해 있어서, 이 사람이 하는 얘기가 다 맞아보이는데. 그럴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권위자가 이야기 한다고 다 맞는 것도 아니고, 블로그에 있는건 무조건 개인적인 의견이니 못믿을 만한 이야기이고, 책에 쓰여있는 건 다 믿을 만한 이야기인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도 나조차도, chat gpt가 내 블로그에 다녀간걸 보고, 원데이터 모수가 적으면, gpt가 하는 이야기가 엉뚱한 이야기 일 수도 있겠다하고. 스스로도 생각한다. 정보 생산자가 아니라, 수요없는 공급, 디지털 공해일수도 있는 것이다. 내 블로그도.)

 

 

또 

 

사람은 부정편향을 더 신뢰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좋은 이야기만 하는것 보다 "불편한 이야기"를 굳이 하는 사람이 "맞는 이야기"를 하는 거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근데, 이를 감안해서 일부러 불편한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 

 

보이차는 한명만 속여도 (혹은 믿게 만들어도) 장사를 할 수 있다고 하는데.

아무렴야. 

그리고 아무나 그렇게(한명을 믿게 만드는 걸)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아무튼, 말로만 들어본, 나완 전혀 무관할 것 같았던 호급보이차 세계를

누가 물어봐준 덕에 조금 들여다 보게되었다!

재밋는 이야기들이다.ㅎㅎ

 

다음번 포스팅은, 미처 다 못옮긴 호급보이차, 인급보이차, 가짜보이차에 대한 부분들을 더 전할 예정!

이만 끝!

 

 

 

위책에 언급된 송빙호 외, 가짜보이차 사건들 모음! ㅎㅎ

호급보이차, 인급보이차 등등 솔직히 이런 얘기가 재밋지 않은가ㅎ 한번식 읽어보시길! 

 

https://anotheralpha.tistory.com/147

 

보이차 소비자 이야기_54_건리정송빙호(2/2)_가짜 보이차 썰들

오늘은 어제에 이어서, 건리정송빙호 에피소드를 시작으로 한!가짜 보이차 썰들을 모아본다. 건리정송빙호 에피소드는 아래 링크로!https://anotheralpha.tistory.com/146 보이차 소비자 이야기_53_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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