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간을 내어 새로운 차관에 다녀왔다.
이전부터 네이버 지도 찻집 목록에 저장해 두었던 곳인데, 이제야 가보게 되었다!
요즘 차에 대한 관심이 올라가다보니, 여기저기서 언급되는 찻집들을 저장해 놓고, 새로운 동네에 가게되면 지도앱을 켜서 찻집을 하나씩 다니고 있다.
차곡차곡 모아서, 내가만든 찻집 목록을 맛집리스트들처럼 공유해보면 좋겠다.
무심헌. 차관의 첫인상은 깔끔하게 정돈되어 정갈한 분위이였다.
입구의 오른쪽에 차와 다구들 전시공간이 있고, 중앙에는 여러명이 둘러앉아 테이스팅세션을 할 수 있는 테이블이 위치하고, 안쪽으로 물을사용할 수 있는 바형태의 공간도 마련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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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많이 들인 테가 난다. 차관의 주인장도 차수저로는 완전 금수저에 유명한 분인거 같다.
짝꿍(여성 팽주)의 아버지가 차와 관련된 일을 하셨고, 본인도 10년전에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중국에 떨어져서, 쫓아다니면서, 차를 만들고, 마시고, 그렇게 시작했다고 한다.
벽쪽의 진열장안에는 200g 짜리 병차가 가득 진열되어있는데, 모두 산지가 다른 차들이었다.
일반적으로 차를 판매하는 단순 대리점이 아니라, 중국의 다원들을 찾아다니면서 직접 차를 재배하고, 만들어서 판매하는 곳이었다. 차를 도매상으로부터 떼와서 판매하고 사람들에게 차를 마실수 있게하는 단순한 개인사업자 수준의 찻집이 아니라.
거의 기업형태의 사업체처럼 보였다.
기물들도 하나같이 참으로 멋스러워 보였다. 가장 탐이난 것은 은주전자였다.. ㅎㅎ
순은인지, 산화되어 거의 흑진주 같은 광택을 뽑내는 자태가..
2시간짜리, 4가지 차를 맛볼수 있는 테이스팅 세션을 예약하고 갔다.

어떤 차를 마시게 될까, 막연하게 기대만 하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다양한 지역의 다양한 연도의 차를 가진곳이라 차 코스도 체계가 있었다.
나는 수평비교를 골랐다.
세션을 진행하신 남성 팽주님이, 완전 보이차 잘알.
무슨 질문을 해도 척척 답해주셨다.
무슨차를 마실지 고르는 과정이 제일 시간이 많이 걸렸다. 이것저것 물어보면서 차를 고르다 보니, 40분이 지나가버렸다;;
늘 명확하게 알지 못하던거고, 각지역의 차들이 어떤 특성들이 있는지 내 기준으로 확보하지 못했는데.
각 지역구분 특성을 이번에 무심헌 사장님이 알려주셨다.
보이생차의 산지별 맛의 차이는 아직 명확하게 잡히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에 알게 된것은 이번에 알게된 것으로 갈무리하고 가기.

보이차 산지인 운남의 4대 산지라고 하면,
북회귀선과 사진에서 푸른색 물줄기로 표시된 난창강을 중심으로 4사분면으로 나눈다고 한다.
운남 자체가 중국의 서남쪽에 위치하여, 미얀마, 라오스, 베트남과 국경을 면하고 있으니, 전반적으로 아열대 기후인 지역이다. 그래서 전부다 정글같아 보이기는 하는데, 그래도 4개지역이 조금씩 다른 지형특성이 있다고 한다.
위의 사진에서 처럼 가운데에 남북으로 큰 강(난창강)이 있으니, 큰 강이 발원하게 되는 좌우 양쪽으로 높은 산맥이 있다고 한다.
북동쪽의 1사분면은 화산지형
북서쪽의 2사분면은 암석이 많은 지형 (창녕, 요즘 뜨고 있는 빙도, 석귀) - 새로 지은 다원도 생기고, 가성비 좋은 찻잎공급
남서쪽의 3사분면 사질토가 많은 특성
남동쪽의 4사분면은 정글 지형이라고 한다.
이 4대산지를 고르고, 그안에있는 큰 산을 중심으로 고른다고 한다.
3사분면과 4사분면의 아래쪽을 통틀어서 보통 서쌍판납이라고 부르는데, 가장 유명하고 현재까지 보이차 생산의 메인이 되는 지역이라고 한다. (맹해, 포랑, 파달, 이무, 만전 등등 가장 많이 들어본 이름들이 등장하는 지역이다)
사실 개혁개방이후 1990년대 이후부터 보이차 생산 기술도 가장 발전한 중심지는 맹해라고 한다.
나는 15년도에 출시된 차들로, 3사분면에 위치한 포랑왕, 4사분면에 위치한 재배지역이 다른 이무(=역무)를 고르고, 이무지역중에서도 이무의 표준적인 맛을 내는 차와 고다원이라 할 수 있는 이무 낙수동.
이렇게 3가지 생차를 고르고, 백차를 하나 골랐다.
백차가 아주 인상적이었는데, 몸에 대한 작용이 좋은 보이차도 좋지만, 향색미가 화려하고 다양한 즐거움이 있는 차들이 자꾸 생각이 나는지라, 백차를 빼놓지 않고 골랐다.
사장님의 추천은 "야생월광백"
보통은 백차를 먼저 마시고 보이차를 마시는 순서로 가던데, 백차가 향이 굉장히 강하고, 다른 차들의 맛을 덮어버리기 때문에, 백차를 맨 마지막에 먹자고 했다.
야생월광백은 마치 지난주에 먹은 열대과일향이 물씬나는 아주 싱그롭고 독특한 차였다.
야생차나무에서 난 잎을 달빛에 말린 것이라, 햇볓에 말린것과는 또 다른 맛과향이 있다고 하더라.
여러가지 차를 마시고 돌아와서 시간이 지나고나면 자꾸 생각나는 차가 있게 마련인데, 그날 그 자리에서는 낙수동이 가장 좋은거 같았는데, 막상 블로그 포스팅하려고 다시 정리하다보니, 백차인 야생월광백이 더 생각이 난다. 또 먹고보고싶다.

원래 프로그램은 2시간짜리였는데, 차를 고르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기도 하고, 나 혼자 마시다보니. 2시간 반을 넘게 차를 마셨다. 가기전에 물어보고싶은 질문들을 정리해서 갔기때문에, 새로운 것들을 접하면서 생기는 질문 + 원래 물어보고 싶었던 것들까지, 참으로 많은 이야기를 했다.
마신 차들에 대해 주관적인 감각경험을 길게길게 쓸수도 있겠지만,
차 종류는 어마어마하게 많고, 내가 먹어본 차들은 아직 일부에 속하는 지라,
근래에 내가 가지고 있던 질문을 풀어보는 과정으로 몇차례에 걸처 포스팅해보려고 한다.
질문들을 정리하면 이렇다.
Q. 차 이름들 중에 "야생"이라는 이름이 붙는 차들은 어떤 차인가요? 여기도 고수백차와 야생백차 이렇게 있네요. 이 두가지 차의 차이는 뭐예요?
A : 고수백차라고 이름이 붙은 녀석은 백차의 제다 방식에 따라서 만든 차예요. 백차는 찻잎을 따서 별다른 과정없이 건조하면 백차가 되는데 양달에서 건조하느냐, 응달에서 건조하느냐의 차이 정도만 있어요.
홍차나 보이차같은 차들의 이파리를 보면 수건 짠것처럼 말려있다가 물을 만나서 서서히 펴지잖아요. 찻잎이 꼬아지고 말려지는 유념이라는 과정이 있어서 그래요.
백차는 찻잎을 비벼주는 유념 과정이 없어요 그래서 이파리가 평쳐진 상태로 말라있는데, 그렇다보니까 이파리 원형 그대로 남아있기도 하고 유념을 통해서 세포질을 터트리는 과정이 없어서 맛이 좀 은은하기도 하구요.
여기있는 고수백차는 운남에서도 경곡이라는 지역에서 솜털이 굉장히 크게 많이 자라는 내자라는 산지에서 나는 차예요, 대백차라고, 걔네들은 싹이 올라오면 되게 통실하게 자라고 솜털도 빽빽해요 그래서 백차를 만들면 예뻐요.
보통 보이차를 만드는 품종들은 새싹이 나오면 사실 싹 자체가 그렇게 예쁘지는 않아요. 모양이 볼품없는 경우가 많고 순식간에 자라거든요. 그래서 잎을 따다보면 아주 작은 싹과 이괘 많이 큰 이파리 이런식으로 1창1기가 되요.
근데 아까 얘기한 경곡이라는 지역은 싹이 좀 천천히 유지되다가 펴지는 느낌이라, 일제 발화시기가 되면 싹의 비율이 많게 수확할 수 있어요. 그래서 운남 백차라고 하면, 저 경곡지역이 가장 많이 알려져 있어요.
Q. 야생 백차는 뭐예요?
A. 야생 백차는. 운남에는 야생차라는 다른 품종의 차나무가 있어요.
한국의 지리산 야생차라고 말하는 것들은 같은 품종의 차나무를 농원에사 밀식재배하는게 아니라, 그냥 야생 환경에서 자라는 차를 야생차라고 말해요. 품종은 일반적인 차나무 품종이라. 야생차라는 말보다 야방차라는 개념이 더 정확해요. 풀어놓았다. 방생했다. 하는 방목해서 키운다 하는 느낌의 야방이요.
차나무는 원래 좀 유전적으로 환경에 적응해서 잘 변형이 일어나요. 그래서 야방산 상태로 오래동안 크면서 살아남으면 일반적인 밭차랑은 조금 다른 양상으로 진화해요.
플렌테이션을 하는 보통의 밭차들은 무성생식을 통해서 번식해서 대량 생산을 하니까 형질이 똑같아요.
그래서 그 자체만으로는 맛의 복잡미가 좀 모자라겠죠
그러니까 여러 지역의, 여러 생산연도의 차를 섞어서 복합미를 만들어 주는 거죠.
반면에 애초에 유성생식을 하는 야생차들은 각 개체가 맛이 다 다르니까 그냥 한 군락지에서 섞어주어도 밸런스가 맞게 나오거든요. 근데 유성생식을 하는 야생차들이 좋기는 한데, 생산성이 떨어져요.
야생차와 야방차는 개와 늑대가 다른 것 처럼 아예 다른 품종의 것들이예요.
운남의 야생차들은 사람이 다원을 건설하고, 재배하기 이전부터 자생하던 차나무인거죠.
이건 거의 뭐 살아있는 화석이라고 보아도 무방한데. 운남에서 2천년, 3천년 된 차나무가 있다고 하는 얘기 들어보신적 있으시죠? 걔네들이 다 야생차들이예요.
그리고 이 야생차들은 해발고도가 2천, 3천사이 보통은 2600m 정도 되는 되게 높은 지역에서만 자라요.
그 지역은 해발고도가 높다보니까, 병충해가 없거든요.
그래서 차나무가 높게 자라기도 하고, 솜털도 안자라고, 찻잎에 이빨모양의 톱니도 안자라구요. 원시종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래서 이런 야생차들은 쓴맛과 떫은 맛이 현저하게 낮아요. 그러다보니 단맛과 감칠맛이 높고 의외로 향신료의 향이랑 열대과일유의 그런 노트들이 있어요.
** 다음번에 무심헌에 가게되면 백차 시리즈를 먹어봐야겠다.
고수 백차 하나, 야생 계역 백차인데, 양달에서 말린 백차하나, 응달에서 말린 백차 하나 이렇게 말이다.
````
블로그 포스팅은 시간에 쫓기면 쫓기는 대로 아쉽고
여유있게 일찍부터 쓰다보면 여유있는대로 글쓰는 시간이 늘어져서 아쉽다.
정리해서 쓰는데, 시간이 좀 걸려서 오늘은 여기에서 한번 끊고,
무심헌 2/3편에서 추가적으로 더 Q&A를 써보겠다!
https://anotheralpha.tistory.com/130
보이차소비자이야기47_용산 무심헌(2/3)_보이차 잘알 팽주님과 Q&A
오늘은 무심헌 방문정리 2/3 차를 고르고, 마시면서 팽주와 이야기 나눈 Q&A를 정리하려고 한다. 무심헌은 인스타계정도 그렇고, 매장의 분위기도, 제품들의 패키지도 정갈한 이미지를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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