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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책책_5_다관에 담긴 한중일의 차(茶)문화사_(2/3)_중국_자사호 스토리

오늘은 어제에 이어서, 중국편!
 
[ 키워드 ] 
 
[새롭게 알게된 정보 혹은 썰 ] 
-우리나라 단군신화가 곰이 쑥과마늘을 먹고 사람이 되었다는 것이라면, 중국인들에게 인간의 탄생은 거대한 우주였던 알이 깨져서 위쪽알은 하늘, 아래쪽은 땅이되고, 거기서 태초의 사람, 반고가 태어났고. 그 반고가 1800 년이나 살다가 죽어서 그의 머리는 해와 달이되고, 그의 피가 강과 바다가 되었으며, 그의 몸에 붙어살던 벼룩이 인간이 되었다는 것
 
- 보이차라는 발효차는 명나라 중기 이후부터 발전하여 명 후기, 청나라때 가장 성행. 이와 함께 자사호도 전성기를 맞음. 보이차를 가장 맛있게 만들어주는 페어링이 자사호이기때문에. 다른 차들은 차호와 이런 연결고리가 약하다. 청자나 백자 모두에 괜찮지만, 보이차만은 자사호와 어울리는 절절한 관계라는 것. 
 
[밑줄그은 문장들]
 
1. 자사호 관련 파트

 


 
157. 자사호의 사회사
자사는 부드럽고 매끄러우며 철분함량이 높은 사질도의 한 종류로서 바다와 가까운 의흥(이싱), 양선, 조주, 공부에서 많이 채취되었다. 자사라 부르는 흙을 멧돌에 갈아서 가루로 만든 뒤 숙성기간을 거쳐 만들되 유약을 입히지 않은 정교한 그릇으로, 불 속에서 잘 익으면 적갈색, 담황색, 자흑색 등 아름다운 색깔을 띤다. 
자사호는 송대부터 만들어 졌으나, 명대초기에도 사람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외면받았다. 그러나 명대 중기에 이르러 서서히 주목받기 시작하여, 명대 중기를 기나면서 부터 두드러지게 성행했다. 
자사호의 역사는 중국 차호의 전설적 명성과 함께 진품의 희소성으로 인한 높은 가격, 흙의 설질로 인한 제작의 어려움, 진품을 만든 작가들의 고매한 예술적 생애 등이 중첩적으로 작용하여..
 
자사호는 자사라는 부드러운 모래 한가지로만 만든다. 그런데 이 모래는 찰기가 매우 적어서 그릇형태로 만들기가 어렵다.  (중략) 이렇듯 유사품, 모사품이 생겨날 수 있었던 것은 철분 함량이 높은 주니라는 또 다른 흙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흙은 점력이 높아서 형태를 만들기가 매우 쉽고, 화도도 비교적 낮아서 불 때기도 수월하다. 모조품을 만다는 이들은 약간의 자사토에 주니를 듬뿍섞어서 차호를 만들고 이를 자니라고 불렀다. 
 
162. 자사호의 명성을 가져온 반발효차
중국에서 차는 광동, 복건을 중심으로 하고, 호남과 사천등지를 포함하는 중원에서 생산된다. 이들 차의 공통된 성질은 녹차, 즉 색깔이 연록, 연두, 청록이라는 점이다. (중략) 녹차는 자연스러운 색을 중요하게 여기며, 맛이 청담하고 연하기 때문에 청자, 백자, 천목 등의 유약을 입혀 향을 흠수하지 않고 차의 색깔을 돋보이게 해주는 그릇이 좋다. 그래서 명대 이전까지는 이런 종류의 그륵이 집중적으로 발전한 것이다. 
 
명대 중엽 이후 녹차대신 발효 또는 반발효차가 출현했다. 이런 종류의 차는 진하고 맛이 깊어서 청자나 백자같은 도기에 차를 넣고 오래끓이면 맛이변하고 시큼해진다. 이런 차를 담아주기에는 자사호만한 것이 없었다. 차를 오래 저장할 수 있고, 차를 넣고 끓여도 너무 익어버리는 일이 없었다. 흙냄새가 없고 무엇보다 향을 빼앗지 않았다. 차를 끓여도 깊은 맛을 잃지 않고, 색향미가 변하지 않았다. 차호를 쥐고 있으면 따뜻함을 느끼는데 손은 데지 않았다. 만약 발효 또는 반발효차가 나타나지 않았다면 자사호의 필요성도 제기되지 않았을 것이다. 
 
이런 특성을 가진 반발효차가 다름아닌 보이차다. 보이차는 덖음 녹차를 공기중의 미생물로 발효시킨 것으로 포대에 넣어 1년 이상 숙성시키면 맛이 좋아진다. 청라나 건륭제를 비롯한 청조의 황제들이 무척 좋아했던 보이차는 이미 남송시대부터 알려져 있었다. 주로 운남지역에서 생산되는 찻잎으로 만드는 보이차는 당나라때 북쪽 유면 민족과의 무역거래 상품이었다.  
(중략)
자사호의 황금기였던 당나라 후반의 사회모순은 매우 복잡하고 심각했다(중략) 그무렵의 사상적 흐름은 유학의 중용, 상례에 주목하고, 불교의 중관, 도가의 자연과 소박함을 조화시킨 삼교합일사상이 주류를 이루었다. 문인들은 소박하고 검소한 생활로 삶을 추슬러갔다. 화려한 차 생활을 청산하고 오직 차 한 잔, 차 한모금을 마시는 일의 소중함을 생각했다. 그러자 차호의 제작에서도 자연스러움과 소박함을 숭상하게 되었다. 이때의 아름다움이라 여긴것은 요염함이 아니라 동심같이 편안한 것이었다. 꾸밈없는 것, 억지나 과장이 없는 아름다움이었다. 이런 풍조로 인해 사람들은 청자와 백자가 지닌 색의 차가움과 권위, 선의 단호함과 비당함으로 표현되는 획일성과 엄격성을 버리고, 수더분하고 누구에게나 온화하며 친근감이 느껴지는 그릇의 출현에 목말라했다. (중략) 문인들은 차호로부터 자신의 소박함과 자연스러움, 평화로움의 경계를 찾았다. 다시 말해 자사호의 출현은 수많은 사상과 사회심리가 혼합된 결과였던 것이다. 
 
183. 자사호는 차 마시는 풍조와 관련되어 나타났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보이차라는 반발효 방법으로 만든 차를 제대로 마시기 위해서 만든것이 자사호이다. 
이런 사정은 중국의 다른 차와 차호와의 관계에서도 볼 수 없는 일이다. 천목다완과 말차의 관계도 아름답다고 말할 수 없는 조화로움을 보여주지만, 보이차와 자사호의 관계만큼 절절하지는 않다. 
그러므로 보이차는 반발효 방식으로 만든 차와 조화된 상태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자사호는 (반발효차와의 관계에서) 일곱가지 우수한 특징을 지녔다. 
- 단지 차호안에 차를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 달여내는데에 그치지 않고 차를 넣고 불위에 올려 끓이는데 사용해도 차맛을 조금도 잃지 않는다. 차가 점점 우러나올수록 차호에 샹기가 그며든다. 
- 차호를 오래 사용하면 빈 차호에 끓인물만 넣어도 차맛이 난다. 차호에 배어있던 향기와 맛이 따뜻한 물에 녹아나기 때문이다. 
- 차호에 담아 마시던 차를 그대로 두고 뚜껑을 덮어 여러날이 지나도 곰팡이가 피거나 시큼해지지 않는다. 
- 내열성이 좋다. 겨울철에 물을 담아두어도 얼지 않고, 얼음을 녹이기 위해 불에 태워도 터지지 않는다. 
-열전도가 느려 뜨거운 차호를 쥐어도 손을 데지 않는다. 
 
-차호를 오래 사용하면 오히려 광택이 나서 점점 더 아름다워 진다. 이는 유약을 입히지 않는데서 비롯되는 화학반은이다. 유약을 바르면 몸흙에 함유되어있는 다양한 미세광물질이 차호에 가해지는 열기와 습기의 영향을 받아 다양한 분자활동을 하면서 색깔이 선명해 진다. 이는 여러가지 광물질이 서로 결합하면서 나타나는 반응인데, 차호의 겉면에 윤기가 돌고 아름다운 색깔로 변화한다. 이때 차호 안쪽에도 동일한 현상이 나타나는데, 찻잎이 물에 풀어지면서 색향미를 낼때 미세물질의 성분도 함께 녹아서 미묘한 차맛을 만들고, 향과 색을 북돋워준다. 이것이 자사호의 가장 큰 장점이다. 
 
- 자사토는 철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기때문에 가마속에서 불길의 성질에 따라 여러가지 색깔로 변화한다. 인간이 만든 재료를 섞거나 유약을 입히지 않아도 다양한 색깔이 나오며 그 색상은 매우 자연스럽고 그윽하며 깊다. 
 
186. 한때 청자, 백자, 천목 같은 황제와 귀족들의 전유물이 권위주의적인 형태와 색깔로 지배하던 때에는 어느 누구도 눈길하면 주지 않았던 것이 자사흙이다. 좋은 그릇이 되는 조건으로 가장먼저 꼽는 것이 철분함량이 낮아야 하는 것인데, 철분함량이 매우 높은 자사토는 아예 좋은 그릇 근처에도 갈 수 없는 버려진 흙이었다. 그런데 그 흙이 살아난 것이다. 자사호를 보면 세상은 정녕 변화하는 생명체들로 이루어진 곳이며, 그곳에서 절대와 유일은 착각일 뿐임을 깨닫게 된다. 모든것은 모든것과 관계가 있고 그 관계는 평등하다. 차 한잔에 담긴 이 상대성의 아름다움. 
 
오늘은 아마 시간에 쫓길게 예상이 되서! 중국의 차문화사 이야기 나머지 부분은 내일로 넘기려고 함! 
책한권으로 글 세개를 쓰다니 ㅎㅎ
그래도 오늘도 오블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