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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차 소비자 이야기

보이차 소비자 이야기_1_어떻게 보이차를 마시게 됐어?

 

 

 

보이차에대한 로망이 생긴건 효리네 민박을 볼때였다. 그 이후에 중국에 갈때마다 시장이나 매장에서 차호들을 둘러보긴했었는데, 그냥 잊어버리고 살았다. 탕비실에 비치된 보이차 티백말고는 제대로 마셔본적도 없었다.

그리고 나는 커피를 무척이나 좋아한다. 아니 좋아했다.(오늘 현재버젼으로ㅋ)

 

매일 아침 출근전에 텀블러에 한가득 커피를 내려서 들고나갔다.

출근을 안하는 주말 아침에도 커피를 먹어야만 했다.

 

우리가 언제부터 아메리카노를 먹었다고...라고 말하면서도 매일 아침엔 커피를 그란데사이즈로 먹어야만했고, 집에 원두그라인더와 핸드드립 도구들도 다 구비하고 있다. 나름 2000년대 초반부터 스페셜티 원두로 핸드드립해주는 곳을 찾아다니기도 했다. 물론 가정용 에스프레소기계를 사서 먹어보기도 했고, 네스프레소 캡슐커피도 먹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는 달달한 맥심커피를 진짜 좋아한다. 여름에는 맥심 두봉지, 세봉지를 녹여서 만든 아이스커피를 하루에 한사발씩 꼬박꼬박 장복해왔다ㅋㅋ 더운 여름 식후에 달달한 맥심아이스라니.. 너무 행복한 맛이다. 이 달달한 맥심아이스를 먹기위해 냉동실에 얼음이 떨어진게  싫어서 얼음정수기를 샀다;;;  

 

그 좋아하던 커피가 땡기지 않는다. 겨우 30여일 정도밖에 되지 않아서, 장담할 수 없지만.ㅎ


.......


이번에 보이차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된건, 시간적인 여유가 있기도 했고, 당근 동네모임을 통해서였다.
동네사람들끼리 모인다고? 왜?굳이? 영업 아니면 불륜모임?아닌가? 하는 편견을 가득 안고서. 

 

근데 나는 심심했다. 편견과 의심을 가득안고 계속 모임 목록을 보다보니 보이차 모임이 있었다.

아침 7시부터 묵언으로 차만 마신다고 한다. 아침부터 어울리자고 텐션높은 이들은 적을 것이고, 묵언이라니! 쓸데없이 말하지 않아도 될것 같아서 한번 가보자 했다.

 

그곳에는 보이차에 대해 초심자가 기대하는 그런 모습.이 다 있었다. 

둥그런 모양의 덩어리에서 차잎을 떼어내는걸 직관할 수 도 있었고, 꽤나 멋스러워 보이는 작은 티팟에 차를 우리는데, 티팟에 물을 가득붓고 뚜껑을 닫은후 위에 물을 흘려서 부어주는 그 모양새가. 말없이, 조용한 가운데 이루어지는게 참 좋았다. 
조그마한 찻잔을 들고마시는 그 행위조차 처음 경험해보는 것이었다. 

 

점심시간에 카페에 자리가 없어서 십전대보탕을 먹으러 가는 전통찻집 분위기도 아니고, 

계량한복을 입은 이상한 꼰대 아저씨가 있는 것도 아니였다. 

 

처음가본 동네 찻집은 젊고 아리따운 마스터님이 반갑게 맞아주고, (아침7시인데 예쁘셨다.. 나는 자다가 일어나서 츄리닝바람에 고양이세수만 하고 갔는데..), 아주 자그마한 공간이지만 골드와 우드톤으로 적당히 인테리어 되어있고, 차와 도자기가 가득해서 저절로 선반을 쳐다보게 되는 곳이었다.   

 

게다가 단돈 만원이라는 혜자스러운 가격에 20년, 30년씩 된 차들을 맛볼 수 있어서!!

안국동이나 한남동에 가보고 싶어서 위치저장만 해두었던 다른 팬시한 찻집들보다 너무 마음에 들었다.


일주일에 한번씩, 아침 7시에 찻집에 다니기 시작했다. 나는 그렇게 시작했다. 


아무것도 모르지만, 그냥 일단 먹어보자. 일주일에 한번, 단돈 만원인데!

 

2024-06-20 첫 조조 차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