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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차 소비자 이야기

보이차소비자 이야기_4_자사호가 뭔데? 도자기야?

 

 

내가 어제 사온 "자사호" 라는 물건은, 아주 단순하게는 그냥 주전자이다.

 

주전자이니까 보이차뿐 아니라, 홍차, 우롱차, 녹차 등등 다 우려도 된다고 한다. 

물론 꽃차나 허브차도 우릴 수 있겠지만, 그러지 않을뿐

 

자사호라는 단어는 한자로 紫沙壺. 이렇게 쓴다고 한다. (이 한자만 있으면 난 못읽는다 ㅋㅋ)

자주빛 자, 모래 사, 주전자 호

그러니까 자주빛 모래로 만든 주전자 라는 뜻이 되겠군. 

 

보통은 중국의 이싱지역에서 만들어 진다고 한다. "이싱 자사호"라는 말은 우리나라의 "문경 도자기" 이런 느낌?인거다. "광주요"이런건 브랜드니까 조금 다른 느낌인거고.ㅎㅎㅎ

 

색상은 글자그대로 자주빛뿐만 아니라, 브라운계열, 붉은색, 검정색, 노란색, 녹색계열 등등 색상도 다양하다. 그래서 차호라고 그냥 부르기도 하나보다. 

아무튼 자사호의 색상은 사용한 돌, 즉 광물의 종류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고, 구울때의 온도와 방식에 따라서도 달라지기도 하고, 최근에는 한가지 니료로만 만드는게 아니라 니료를 배합해서 하나의 새로운 재료를 만들기때문에 또 배합에 따라서도 다르고, 또또또 무슨 이런저런 이유가 있다고 한다. 

 

나는 모르지만 아주 크고 넓은 세계가 있는 듯 하다. 

나는 그저, 차를 잘 즐기고픈 소비자에 불과한데.

 

아무튼 그러한데, 나는 자사호라는 물건을 왜 들인것인가? 

나도 차를 맛있게 잘 즐기고 싶어서 이다.

분위기 때문이 아니고 (나름 미니멀리스트를 표방!하면서 살려고 한다. 집이 좁기도 하고, 집이 너무 비싸서.. 물건에 낑겨사는것보다는 내 한몸 여유있게 살고싶다ㅎㅎ)

 

보이차를 집에서도 매일 먹어야겠다라고 생각하고 15,000원짜리 틴캔을 하나 사들고 왔을 때 내 찻자리 세팅은

이전에 홍차 먹으려고 가지고 있던 킨토 유니티 + 머그잔 이었다. 물은 그냥 정수기 뜨거운 물. 

 

하루는 머그잔에 먹어보고, 하루는 좀 야트막한 유리잔에 먹어보기도 하고.

근데 영 차마시는 맛이 안나서, 찻잔은 하나 있어야 되겠다 싶어서, 찻잔을 먼저 하나 샀다. 

 

차관의 주인장님이, "찻잔도 도자기라. 그 세계가 넓은데, 결국 한국 장작가마 찻잔으로 오게되는거 같아요"라고 했으나,

아쉽게도, 찻잔에 대해서도 취향도, 안목도 없어서. 

마음가는대로 골랐더니. 

주인장이 이야기한 한국 작가 도자기들, 장작가마 찻잔들을 옆에두고서 중국 공장에서 찍어낸 기성품 잔을 집어들고 말았다 ㅋㅋㅋ 가격은 6,500원. 다이소에서 똑같은 잔을 발견할까봐 무섭기는 하다 ㅋ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고 나쁜 물건은 아겠지만.(나쁜 물건 일 수도 있다ㅋ)

나름대로 그 찻잔을 고른 기준은 있었고 지금도 매일매일 잘 쓰고있긴하다

다만 더 좋은 물건이 생겨나고 좋은 물건의 가치를 알게되면 우선순위가 밀릴수도 있겠지만.

 

 

나는 물건은 아주 마음에 쏙드는게 아니면 잘 사지 않는데, 왜그런지 요즘 보이차에 관련된 물건들은 자꾸 갈급함이 있다. 

(사실 나는 마음에 쏙 드는 안경을 찾지못해서 근 10년이 넘게 같은 안경을 쓰고있다;; 술마시고 안경테가 부서졌을 때에는 A/S 4개월을 기다렸다;; )

근데, 찻잔이고, 자사호고 영 참아지지가 않는다. 좋은 물건을 딱 하나 갖기위해서 오래오래 고르는 편이었는데. 왜이리 갈급한지.. 지나보면 알게되겠지. 그냥 지금은 몰입이 좋은 거라고 해두자 ㅋㅋ

 

 

찻자리 세팅 1 : 그냥 집에 있던 것들 = 킨토 유니티 + 머그잔(어떤날은 유리잔) (+정수기)

찻자리 세팅 2 : 찻잔 구입 = 킨토 유니티 + 찻잔 (+정수기)

찻자리 세팅 3 : 전기 드립포트 구입 = 킨토 유니티 + 찻잔 (+발뮤다 재등장)

 

*정수기를 구입할때 발뮤다 드립포트를 당근에 팔았었다;;; 물건이 하나 들어왔으니, 하나는 나가야지라고 우직하게.

커피 핸드드립할때에는 정수기만 있어도 충분하고, 발뮤다 물용량이 작아서 물을 두번 끓여야 하는게 귀찮아서.

5만원 정도 주고 팔았는데, 이번에 다시 11만원 주고샀다;; 새로운 발뮤다는 BALMUDA라는 글자 모양만 조금 바뀐거 같다 이것도 내기분탓에 그냥 그래 보이는 것일 수도 있다 (발뮤다 미안해요)

 

 

보이차는 정수기 뜨거운 물로 우린 맛과 전기포트로 우린 것의 격차가 컸다. 향도 다르고 열감도 달랐다.

그래서, 자사호를 더 참기어려워졌다

뜨거운 물 온도차이에 이렇게 차 맛이 달라지는데, 자사호는 어쩔것인가.. 너무 궁금하고 기대됐다. 

 

자사호는 

-아까 말한 돌(광물)을 캐와서 오랜기간 자연풍화를 시켰다가, 수작업으로 돌을 골라내어, 맷돌로 곱게 갈아낸다음, 커다란 점토형태로 만들어서 숙성을 시켰다가, 차호(주전자)를 만드는 거라고 한다. 

 

-차호를 만드는 것도 국가급 대사님들의 아웃오브리그 자사호부터, 등급별 작가(중국이지 않은가.. 끕이 나누어져 있고, 요즘 핫한 작가들은 승급을 꾸준히 하고 있다고도 한다), 신진 작가, 도각을 하는 도각장인의 장르 전환, 공장 생산 등등

 

-그리고 자사호의 재료가 되는 니료 광산은 이미 산이 하나 다 없어졌다고도 한다. 산 하나가 통채로 자사호가 된건 아니고, 유서깊은 차창이나 유명한 자사호 제작 작가 집안, 니료 상인 집안들이 좋은 것들을 잔득 사서 쟁여두고, 자손들에게 물려준다고 한다. 실제로 그 자손들이 신진작가로 나이가 젊음에도 불구하고 아주 훌륭한 니료를 가지고 비슷한 풍의 자사호를 만들기도 한다. 

 

-내가 유툽으로, 사진으로만 보고 한눈에 반했던 허신재 작가의 신식서시 작품이 그렇다. 94년생 작가이나, 집안의 스타일인 군덕당 스타일 안에서, 가장 흔하고 전통적인 서시 디자인을,  본인의 감각까지 더해서 만든것 같았다. 차호 용량이 작은 소품인데도 귀여운게 아니라 멋있어 보였고, 그러면서도 밸런스가 무너진거 아닌가 싶은데 또 오묘하게 안정적으로 보이는 작품이었다.

 

니료는 오금사니에 두툼한 두께, 가마솥처럼 우려준다고 한다. 부리 지름, 응? 출수 엄청 시원시원하게 멋질것 같다. 한편으론 저런 소품에 출수가 너무 안어울릴것 같기도 하고, 뚜껑 구슬 뭔일? 이렇게 부분부분 들여다보면 밸런스가 다 깨져보이는데, 다시한번 쳐다보면 또 다 맞아들어가 보인다. 신기하다. 

기회가 되면 실물을 보고싶다. 그런날도 왔으면. 

허신재 신식서시 오금사니 150cc _ 도각문구마저.. 상선약수.. 크..

 

 

-자사호에 차를 우려먹으면 맛있는 가장 큰 이유는 자사호가 공기와 물이 드나들수 있는 통기성이 좋기때문이라고 한다. 나, 이 말 믿는다.

오늘 아침, 저녁 차맛을 보았으니까. 달랐다. 유리 킨토에 우려먹던 차맛이 아니였다ㅎ

(자사호의 통기성에 대해 내가 이해할 수 있게 쓰여져 있던 블로그 링크는 아래와 같다. 나는 이런거 모름..

https://blog.naver.com/narangaru/223450877592 )

 

 

그래서, 오늘 현재 내 찻자리 세팅은

찻자리 세팅 1 : 그냥 집에 있던 것들 = 킨토 유니티 + 머그잔(어떤날은 유리잔) (+정수기)

찻자리 세팅 2 : 찻잔 구입 = 킨토 유니티 + 찻잔 (+정수기) : 2024-08-15

찻자리 세팅 3 : 전기 드립포트 구입 = 킨토 유니티 + 찻잔 (+발뮤다 재등장) : 2024-08-28

찻자리 세팅 4 : 첫 자사호 구입 = 자사호 + 공도배(킨토) + 찻잔 (+전기포트) : 2024-09-01

 

자사호를 사용하면, 수반이 필요하기 마련인데, 지금은 그냥 쟁반에 정수기 물받침을 놓고 수반으로 쓰고 있다.

우아한 자사호가 플라스틱들 위에 놓여있으니, 폼이 안나긴 한다. 

찻자리 세팅 현황

 

아무튼, 그래서 결론!!! 

자사호에 우려먹으니 실제로! 맛있다. 

오늘 아침 공복 숙차, 저녁에 마신 반생숙 모두!  먹던 차 그대로 똑같이 먹었는데

진짜 너무 부드러워서.. 시간만 있다면 하루에 3번, 4번도 자사호를 이용해서 차를 계속 먹고싶은 기분이다 ㅎㅎㅎ

특히 반생숙은, 생차 맛과 향을 더 명확하게 표현해 주는 것 같았다. 

숙자의 부드러움과 달달함을 주로 느끼면서 먹었는데, 자사호에 우리니 "아 이게 반생숙이었지"가 분명하게 느껴지는 거다.. 

이래서 자사호에 차를 먹는 거구나..!

 

수정!

자사호에 대한 세번째 이야기는 니료에 관한이야기였다

자사호를 검색해서 들어오신 분들은 아래 글을 참조해주세요!

https://anotheralpha.tistory.com/38

 

보이차 소비자 이야기_17_첫 자사호를 찾아서(2/2)_자사호 니료

자, 이번엔 대망의! 자사호 니료에 대해 정리해 보자! 몇번 짧게 이야기 했듯이 자사호는 보이차의 맛을 가장 잘 살려주는 찻주전자인데, 점토로 만든 주전자이고, 유약을 바르지 않고1000도이

anotheralpha.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