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을 통해서 좀 거리가 있는 곳의 새로운 차관을 다녀왔다.
그래도 서울이었지만 아주 먼 서울.
홍대익 7542로 유명한 그 회사의 한국지사였다.
원데이클래스로 신청해서 다녀왔는데! 비용은 4만원, 소요시간은 1시간 40분 정도였다.
뭘 가르쳐 주려나 기대 반, 조금 비싸다 생각하면서 갔는데,
전체적으로 좋았다. 처음접해보는 회사에서 나온차를 맛보기도 하고, 개완도 처음 사용해 보고, 수업중에 해괴하라고 나누어준 100g짜리 타차와 차칼도 나누어 주었다.ㅎ
가성비는 나쁘지 않은편!
(역시 원데이 클래스는 뭔가 집으로 들고가는 구성품이 있어야 한다;; 배우기만하는건 안팔려..)
수업을 하기위한 전용 공간에 내 이름이 써진 찻자리 세팅이 되어있었다
공간을 이리 세팅해 둔것을 보니, 원데이클래스로 사람들이 차를 접하는 문턱을 낮추려는 의도는 분명해 보인다
처음 사용해 보는 개완, 공도배, 거름망과 차하가 놓여있다.
수업은 보이차의 개념에 대한 간략한 이야기를 듣고,
보이차를 해괴해보고
개완을 이용해 차를 우려보는 과정이었다.
개완 첫사용 소감!
어렵다!
뜨거운걸 잡는건 비교적 괜찮은데, 뚜껑을 조금만 연상태로 차를 온전하게 따르지를 못하겠더라
줄줄 흘리고;; 어떻게 해야하는지 1도 감이없어서 차탕이 나오는 물줄기가 너무.. 못나더이다 ㅠ
그리고 가장 크게 놀란점은
숙차였는데! 음식냄새??라는 생각이 바로 들었다.
냄새가 났다.
숙향은 당연히 아니고. 특정한 음식 냄새는 아닌데 뭔가 이상한. 냄새
시금치 풀냄새가 떠오르기도 하는데..
이 차가 원래 이런 냄새가 나는건가? 아님 이 회사에서 만드는 차들이 이런건가? 내가 개완을 거지같이 사용해서 그런가?
아주 팔팔끓는 뜨거운 물을 부은게 아니라, 보온병에 담겨있던 물로 차를 우려서 그런가?
당황스러웠다.
맛도 너무 없었다. 이게 뭔가 싶을 정도로.
근데
결론은, 오늘 아침에 자사호로 우려보니, 그런 잡내가 하나도 나지 않았다
오히려 발이 따끈해지는 약한 열감도 있고 숙향도 광광 내뿜는건 아니지만 끝맛이 고소한 맛이 나는 숙차였다. (2018 V93)
역시 단니 차호의 힘!
수업을 진행해주신분은 자사호보다 개완을 더 추천한다고 하였다.
1) 도자기라, 냄새나 차를 흡수하지 않으니 여러가지 다른 차를 매번 우려먹어도 되고, 설걷이를 해도 되고.
2) 자사호처럼 습식찻자리 환경이 필요하지 않아 간편하고, 양호도 안해도 되고. 공장 개완은 비교적 저렴하기 때문에, 자사호를 속고사는 일도 없고! (자사호 속고살일 없다는 거에 별세개 ㅎㅎ)
3) 처음 시작할때에는 150cc정도의 것, 뚜껑과 받침이 모두있는 3피스, 천지인 개완을 권한다고 한다.
4) 차를 마시다보면 아쉬워지는게 차친구인데. 처음 시작하는 친구에게 주어도 부담없다고.
5) 대신 뭐가되었던 도자기류를 살때에는 신중하게 골라달라고, 도자기류는 재활용이 안되는 거라고.
(Z세대 다운 발언이라 숙연했다ㅎ 예쁜 언니야가 개념발언까지 해주시니 반성마저..ㅎㅎ)
응 다 맞는 말인거 같다.
근데 오늘 아침에 자사호에 같은 차를 마셔보고는 생각이 바뀌었다.
개완을 당장 사지는 않을 것 같다. 자사호로 차를 마시는게 더 맛있기때문이다.
세차에서부터 잡내가 안나고 고소한 숙향이 연하게 올라왔다.
날이 추워지기 시작하니 집에서도 슬리퍼를 신고있는데, 발이 따끈해졌다. 땀이 날 정도의 열감은 아니고
탕색의 변화는 이렇다. 사진을 동일한 높이에서 못찍어서 찻잔의 크기가 들쑥날쑥해 보이는데
탕색만 보아주시라.
사진찍은거 외에도 8번째 탕까지 우려보았는데, 이정도면 내포성도 좋은 것 같다.
이 차의 특성인지, 오늘 아침 나의 컨디션 차이인지
나에게는 뇨기가 좀 빨리 왔다. 4.5g씩 두번을 우려먹었는데, 두번째 차를 우리고 끝까지 차를 마시지 않았는데 화장실에 가고싶어졌다.
그리고, 2019 고수차 숙타에서 느꼈던 그것!
5번째 탕을 지나 6번째 탕에 물을 부으려고 자사호 뚜껑을 여니까 옅은 풋내가 났다.
오래 숙성되지 않아서 그런건지.
몇 겹을 우려내고 나면, 자기가 가진것을 다 드러낸것 마냥 거풀을 벗은 듯한 얕은 풋내를 풍긴다.
나이가 어린 숙차들의 공통점인것 같다. (이 차도 2018년도 생산)
그래도 이만하면, 데일리 숙차로도 괜찮을 것 같은 차였다.
지유소방전하고는 또 약간 결이 다른.
고수차숙타를 킵해놓기로 한 상태이니까, 이 차도 시간이 지난다음에 고수차 숙타랑 동시에 비교해서 먹어보아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
새로운 차관을 가보는 것도 재미있다.
이곳은 너무 머니, 다른 곳을 또 찾아보자!
아, 그리고 글을 다 써놓고 나니 생각나는게 있는데
새로 가본 차관의 가장 인상적인 점은! 아주 정갈한 손님 맞이였다.
개완과 찻잔은 물론 공도배를 비롯한 모든 다구들이 물얼룩 하나 없이 말끔하게 닦여진 상태였다.
내 이름이 프린팅된 카드가 비치된 것이야 그럴 수 있다고 하지만,
모든 다구가 그리 깔끔하단 것은 누군가가 신경을 써서 세척이 완료된 것을 마른 천으로 한번 더 닦지 않았겠는가.
와인잔에 물얼룩이 있으면 안된다는건 당연하다고 여기면서, 정갈한 차도구에 대해서는 왜 생각해 보지않았을까
누군가 시간과 마음을 써준 자리! 가게에 간 느낌이 아니라 진짜 문화원에 간 느낌이었다.
웰컴드링크를 주는 것 보다 더 좋은 손님맞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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