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약속했던 차관련 책을 읽는 독서모임에 다녀왔다
여기는 두번째가는 차관이었는데. 갈때는 꽤나 멀다라고 느껴지는데, 다녀오고나면 기분이 좋은 곳이다.
책을 읽으면서 헷갈리고 정리되지 않았던 내용도 정리하고, 책의 주제인 잭살차도 마셨다.
잭살차를 그대로 열탕으로 우려먹는 방식으로 한번, 주전자에 직화로 끓인 버젼, 끓여서 냉침한 버전,
유자와 생강이 병배된 블렌딩 잭살차
그리고 잭살차는 아니였지만, 유자에 황금계라는 차를 넣어 만든 차를 살짝 맛보았다. 어제도 돈이 아깝지 않은 찻자리였다. 차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모이니, 차 이야기도 하고 재밋는 사람들을 만난것 같아 그도 즐거웠다.
주제인 책은 잭살학개론-정소암 (2023)
1. 개인적인 소감. (책이 제공하는 정보 이외의 것)
책은 전반적으로, 매끄럽지 않다고 해야할까. 전문작가는 아니래도 출판사 편집실에서 방향을 좀 잡아주었더라면 좀더 가독성 좋은 책이 들지 않을까 싶긴했지만, 저자의 어투에 비추어보면, 그 말도 안들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ㅎㅎ
이 책을 읽으면서 반면교사하게 되는 것이.
어투나 태도, 자신의 생각을 너무 거침없이 옳다고 주장하는 바람에,
객관적으로도 이룬 성취. 그리고 남들이 갖지 못한 좋은 것을 가지고도
다른 사람들보다 더 쎄게 스스로를 입증해야 하는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를 고달프게 한다고 해야할까, 완전히 overwhelming 해야 사람들이 인정하는 사람.
근데 실상은 사람들은. 완전히 압도당하면서도 속으로는 내심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사람에 대한 호감이 없기 때문이다.
세상이 완전한 논리만으로 돌아가지 않는 것은 경험을통해 누구나 알게 된다.
나도 더 예쁘게 말하고, 더 많이 웃고, 남들이 알까봐 꽁꽁숨기던 헛발질 이야기도 편하게하고, 더 풀어놓고 살아야 겠다 싶다.
2. 찻자리에서 마신 차들
책의 저자는 잭살차는 만드는 방식으로는 홍차이지만, 마셔보면, 청차, 황차, 홍차의 모든 감각을 내어준다고 자신있게 말하기에 먹어보고싶었다. 이사람이 만든차는 어떤가 하고.
첫번째차는 끓여서 냉침한 버젼의 잭살차였다.
계절이 계절이라 그런가, 차가운 차는 별로 감흥이 없었다. 맛도 향도 잘 안느껴지고.
두번째로 마신차는 유자와 생강이 블렌딩된 잭살차였다.
마시기전의 향기는 약간 짓이겨진 풀냄새 가 났다. 지금 생각해보니 어렸을때 소꿉놀이한다고 풀을 뜯어서 돌로 짓이겼을때 나는 냄새 같달까?
첫 모금의 맛은 시고 달달한 맛이 났다. 유자의 맛인것 같았다.
마시고 나니, 끝맛은 녹차와 같은 쌉사래한 맛이였다.
블렌딩한차라 그런지, 다양한 층위의 맛을 보여주는 차였다.
세번째로 마신차는 책살찻잎 싱글로, 주전자에 탕으로 끓여마신 버젼이었다.
직화로 팔팔 끓여 차를 끝까지 다 우린 영향일까,
마시기 전의 향기는 구수하다, 고소하다라는 말이 떠오르는 향이였다.
첫 모금은 아까 냄새로 느껴지던 풀잎이 짓이겨진 것 같은 맛이 나면서도 구감은 굉장히 가벼웠다.
피니시도 향처럼 구수하고 고소했다. 곡물이 들어간게 아닐까 의심이들정도로 구수한 맛이였다.
네번째로 마신차는
책에서 언급되는 잭살유자 이야기를 하다가, 황금계라는 찻잎을 유자에 넣어 말린 차였다.
유자 하나를 통으로 속을파고, 찻잎을 넣어 요리용 실로 묶여있어서, 저거 하나를 유리 주전자에 넣고 직화로 하루종일 유자와 찻잎이 끓여지는 것을 쳐다보면서 하루종일 홀짝거리고 마시면 좋을 것 같았다.
유자에서 나는 향이 무척이나 향긋했다.
사무실 탕비실에 있는 커다란 유리병에 든 유자차는 설탕이 절반이고 초반에 설탕의 단맛이 빠져나가고 나면 유자의 흰색 부분에서 나는 쌉싸래한 맛만 나서 마시지 않았는데,
유자만으로는 이렇게나 좋은 향이 나는 것을.
유자잭살은 한알쯤 먹어보고싶긴한데, 나에게는 자주 매일 손이가는 차는 아닐 것 같았다. 그래도 한번쯤은!
3. 잭살학개론
3-1) 6대다류와 황차/청차/홍차
책은 읽으면 읽을수록, 그게아니라고 나무라기만하고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려주지 않는 엄한 선생님을 보는 듯해서, 나같은 초보가 읽기에는 개념에 혼란이 더 왔다.
나는 백차, 녹차, 흑차는 분명하게 구분이 되는데, 황차/청차/홍차를 블라인드하면 구분해내지 못할것 같다.
차의 종류도 무척이나 다양하고 청차도 화려한 향과 맛을 가진차도 있고 홍차도 워낙 다양해서 기본적으로 화려한 차라는 인상이 있다.
나는 차를 만드는 사람도 아니고, 차를 만드는 것을 본적도 없어서, 차를 만드는 방식에 따른 6대 다류를 정확하게 구분해내는게 내게는 의미가 없다. 그저 지금 내 취향에 맞는 즐겨찾을 차를 찾고싶은 것 뿐인데... 이차가 6대다류 중 어디에 속하는지를 아는게 중요하지 않다.
그래서 앞으로도 그리하기로 했다.
그저 차를 즐기고,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즐기는 것.
6대 다류보다는 발효차와 비발효차로 나누는 정도로.
6대다류라는 개념도 사실은 1979년에 중국에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한다.
실은 50여년이 안된 개념인 것이다. 누구나 다 이야기를 하니, 엄청 오래된 개념이라고 생각했는데.
제다인들에게는 중요할 것 같기는 하다.
요약하면, 잭살차는 만드는 방식으로는 홍차이고, 맛과 향은. 내 즐겨찾기는 아닌걸로.
3-2) 잭살이라는 이름.
하동지역에서는 "작설"이라는 명칭이 "차" 전체를 가리키는 말이었다고 한다. 다만 작설을 잭살이라고 하동/화개 지역 사람들이 방언처럼 부른것이라, 이에는 당연히 우리가 생각하는 녹차, 홍차가 모두 포함되는 개념이 맞다고 한다.
그리고 그 지역의 차농부들이 모인 작목반에서 그들이 생산하는 차를 상품화 하려고 상품의 이름을 정할때, 그냥 그들이 부르는대로 "잭설차"라고 명명했다는 것이다. 그러니 그냥 상품명이다.
보성이나 제주지역에서 판매하는 녹차도 "작설차"라는 상품명으로 판매되는 녹차도 있다고 한다.
3-3) 차만드는 과정 : 중국식표현과 한국식 표현
한자로된 차만드는 과정을 표현한 말들이 잘 다가오지 않았고, 개념이 명확하지 않으니, 그 단어들을 볼때마다 이게 어느 단계였지?라고 헷갈렸는데, 차관 주인장이 매칭해 준것을 보니, 좀 명확해 졌다.
채엽 - 잎따기 위조 - 시들리기 살청 - 익히기(덖기 또는 찌기) 유념 - 비비기 민황 - 띄우기 건조 - 말리기 홍배 - 익히기 또는 불쬐기 |
언젠가 차농가에 방문해서 차를 만드는 과정을 보게 되는 기회는 한번쯤 가져봤으면 한다.
찻잎을 따와서 시들리는 것 근처에 가면, 풋사과향 같은 향이 어마하게 난다고 한다.
찻잎을 비벼서 익히는 것 근처에 가면 차가 내뿜는 열감도 느껴진다고 한다.
언젠가 한번쯤은! 찻잎을 수확하고 차를 만드는 계절도 봄철이니, 여행으로도 너무 좋을 것 같다.
4. 찻자리에서 만난 사람들.
다들 처음 만난 사람들이었는데, 꽤나 합이 좋아서 차와 관련된 수다를 많이 떨었다.
두명은 차관의 주인장이 넷플연가에서 진행한 클래스를 같이 듣고 모인 사람들이었고, 한명은 본인이 차를 만드는 사람!!이라고, 토요일 독서모임의 붙박이라고 했다.
사람들이 하는 일 이야기, 야구이야기도 하고, 어떻게 차를 마시기 시작하게 되었는지 이야기도 나누었다.
한명은 큰어머니가 남기신 다구들과 차를 받기는 했는데, 본인이 전혀 아는 바가 없어서 알고싶어졌다고 했고,
한명은 일이 너무 고달파, 힐링이 필요해서 이것저것 찾다가 차를 처음 마셔보게 되었다고 한다.
한명은 취미였던 차마시는 일이 이제 직업이 되었다고.
시간이 되면, 다른 차관들도 같이 다녀보자고도 이야기 나왔고, 다음번 독서모임에서 만나자고.
꽤나 즐거운 시간이었다! 어제 일기 끝! & 오블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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